법원, 대통령실 인근 오염수 집회 조건부 허가

양은경 기자 2023. 9. 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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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열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정부 규탄 제2차 범국민대회' 참석자들. /유튜브 영상 캡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를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려다 금지 통고를 받은 시민단체에 대해 법원이 조건부로 행진을 허가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4부(재판장 김정중)는 시민단체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이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집회 부분 금지통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네 가지 조건을 준수하는 전제로 청룡빌딩에서 삼각지역, 신용산역에 이르는 1.4㎞구간에 대해 공동행진을 허용했다. ◇2개 차로로만 행진하되 버스전용차로 침범 금지 ◇행진 방향은 선(先)신고단체인 신자유연대와 협의해 결정 ◇행진 허용 인원 1000명 제한 ◇대상 구간 신속 통과 및 타 집회 참가자와 충돌 금지 등이다.

앞서 주최측은 이달 2일과 9일, 6일 23일 8000명이 참석해 광화문에서 집회를 하고 시청광장과 서울역, 삼각지역 등 대통령실 인근 3개 차로를 지나는 행진을 하겠다고 지난달 30일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신자유연대가 먼저 집회신고를 해 마찰이 우려된다며 부분적으로 금지를 통고했다. 그러자 공동행동 측이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냈다.

재판부는 대통령실 인근인 ‘한강대로’구간의 집회 신고를 경찰이 먼저 신고한 단체와의 충돌 우려를 들어 금지통고한 데 대해 “먼저 신고한 집회가 미개최되는 경우나 차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신고대로 진행할 수 있게 하는 등 현장상황에 따른 협의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사실상 금지한 것은 집회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의 적절한 조화를 위한 조치라 보기 어렵다”고 했다.

공동행동 측은 재판부 결정에 대해 “선(先)신고 집회에도 불구하고 삼각지역을 차로로 통과하는 행진을 최초로 허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다만 행진 허용 인원이 기존 8000명에서 1000명으로 줄었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환영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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