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경제경영서] 내 안의 지식을 연결해보라 … 투자가 보인다
금융권 베테랑 메르가 전하는
'돌고 도는' 돈의 흐름 읽는 법
세계적 2차전지 열풍의 이유
기후위기가 바꿀 경제환경 등
시대 앞서가는 투자전략 공개
지식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 말이 '메르'보다 어울리는 작가는 없다. 그는 블로그에 매일 밤 자정, 세계 경제와 정치를 하나로 꿰는 글을 올린 지 1년 만에 구독자 10만명을 모았다. 최고경영자(CEO)와 오피니언 리더들이 앞다퉈 글을 읽으면서 적어도 투자 좀 한다는 이들 사이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됐다.
삼성그룹과 제너럴일렉트릭(GE) 등에서 금융기관과 기업체, 펀드 등의 각종 금융 위험 대비책을 강구한 위험관리 전문가인 저자는 누적 30조원 이상의 투자를 최종 검토·승인한 금융권 베테랑이다. 큰돈이 움직이는 실전을 통해 세상을 연결해서 보는 새로운 시각을 만들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정보의 질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정보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강대국은 핵심 이익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이것을 침해받으면 전쟁까지 불사한다. 뉴스를 접할 때 그것이 어떤 강대국의 핵심 이익 영역인지 주의 깊게 보자. 대형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왜 반도체를 패권 국가 경쟁의 핵심이라고 하는지, 왜 2차전지가 그토록 화제가 되는지, 희토류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등에 관한 분석을 들려준다. 또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려도 일본이 따라서 올리지 못하는 내막 등 투자자에게 필요한 지식을 알려준다. 이 책의 백미는 흐름을 연결해 투자의 기회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4장이다.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투자 기회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올해 슈퍼 엘니뇨의 징후가 보도됐다. 5월 해수면 온도가 100년 중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올여름 전 세계적 폭염이 휩쓴 배경이다.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밀 수확 시기는 6월로, 직전인 4~5월 기상이 중요한데 폭염이 오면 작황이 감소한다. 이상기후로 곡물가가 오르면 보통 6개월 후행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
기상이변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의 폭염은 그린택소노미를 강화하고 있다. 에너지원의 친환경 여부를 분류하는 체계를 통해 많은 경제활동의 성패가 갈린다. 현대차가 EU로 수출할 때 그린택소노미에 들어가지 않는 석탄 발전으로 만든 전기로 차를 만들면 탄소세를 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차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미국에는 대규모 전력 저장소가 거의 없고 매일 사용하는 전력을 항상 새로 생산하고 있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수록 과소 혹은 과다 발전에 대한 대응이 힘들다. 중국과 미국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다른 방향으로 확대 중이다. 중국은 190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신재생 발전 설비 주변에 전기저수지를 만든다. 2025년까지 자동차의 20% 이상을 신에너지차로 채울 예정이며 원자로를 100기 이상 깔고 있다.
미국은 주택용 ESS 상용화에 중점을 둔다. 민간 기업인 테슬라가 에너지 거래 플랫폼을 상용화한 슈퍼차저는 단지 충전소가 아니라 에너지 거래소로 이들의 캐시카우다. 한국도 버려지는 에너지가 많다. 현 정책대로면 단가가 가장 비싼 LNG 발전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 시대에 제대로 된 에너지 믹스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정체가 궁금한 저자가 알려주는 또 다른 조언이 있다. 그에게는 종이 명함집이 6권 있다. 명함 중에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 직원도 있다. 위기 2년 전 이 회사에 가보고 모기지 시장에 문제가 있다는 확신을 가져 주택담보대출에 보험을 들었고, 타격 없이 금융위기를 극복했다. 당시 이 회사 임원은 자신감에 차 있었고, 위험관리 임원은 의기소침했다. 이 만남이 큰 위기를 이길 힘이 됐다. 저자는 투자 시 서류만 보지 않고 직접 만나보는 것은 '거래 상대방 위험'을 줄여준다고 조언한다.
[김슬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장거리 여행 간다면 ‘가장 안 좋은 좌석’ 고르라는 여행 작가…왜 - 매일경제
- 1000만원대 차 몰고 달동네간 회장님…‘애마’라며 3번이나 샀다는데 - 매일경제
- 7년 은둔 깨고 VIP파티 참석한 그녀…무슨 모임이었길래 - 매일경제
- “아들, 돈 모을 땐 그래도 이게 최고야”…알짜예금 쏟아진다는데 - 매일경제
- 임시휴일 생겨 여행 욕구 ‘쑥’…10명 중 7명 추석에 놀러간다 - 매일경제
- 젠슨 황 CEO, 엔비디아 주식 팔았다...122배 수익 - 매일경제
- “사람 친줄 몰랐다”…70대 뺑소니범, 차 고치러 정비소 갔다 덜미 - 매일경제
- 1200만원 할인, ‘쏘나타값’ 수입차 됐다…3000만원대 진입한 전기차 [왜몰랐을카] - 매일경제
- ‘포람페’ 탄다고 뽐내다 기죽겠네…‘극강 슈퍼카’ 로터스 에메야 나온다 - 매일경제
- 우리아스, 메시 경기 보러갔다 손찌검했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