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시장 꽂힌 폴리곤, "영지식증명 활용한 '폴리곤 2.0'이 무기"[인터뷰]
기술력 내세워 한국 시장 공략…넥슨·SK텔레콤 등 파트너 확보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레이어2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대표주자인 폴리곤(Polygon)이 '폴리곤 2.0'의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확장한다.
폴리곤 2.0은 영지식증명을 활용한 레이어2 블록체인들의 네트워크다. 폴리곤은 한국이 웹3 산업과 영지식증명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보고, 한국을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샌딥 나일왈(Sandeep Nailwal) 폴리곤 공동창업자는 지난 4일 <뉴스1>과 만나 폴리곤이 가상자산 시장 초기부터 한국 시장에 관심을 기울여온 이유를 밝혔다. 그는 "폴리곤이 '매틱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투자금을 유치할 때부터 한국에 방문했었다"며 지난 4~5년 간 한국 시장에서 꾸준히 네트워크를 쌓아왔기 때문에 현재는 한국 대기업과도 많이 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밝힌 것처럼 현재 폴리곤은 넥슨, SK텔레콤 등 굵직한 국내 대기업의 '웹3 전환'을 돕고 있다. 기존 웹2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웹3로 나아가려면 그에 알맞은 인프라가 필요한데, 이 인프라를 폴리곤이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나일왈 창업자는 폴리곤 2.0의 등장으로 인프라로서 폴리곤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밝혔다.
◇폴리곤, 영지식증명 활용한 '폴리곤 2.0' 확장
지난 2017~8년부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이더리움 확장성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레이어1)이 모든 거래를 처리할 경우 네트워크 과부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거래 수수료(가스비)도 지나치게 높아졌다.
이에 레이어2 블록체인에서 거래를 처리한 뒤 중요 거래 기록만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올리는 확장성 솔루션이 최근 몇 년 간 다수 등장했다. 대표적으로는 모든 거래 처리 결과를 묶어 기존 이더리움에 올리는 '롤업'과 거래 요약본만 이더리움에 올리는 '플라즈마' 등이 있다.
폴리곤은 원래 플라즈마를 사용하는 레이어2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후 더 효과적인 '롤업' 기술이 등장했고, 그 중에서도 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한 'zk 롤업'이 나오면서 폴리곤도 이를 도입하기로 했다.
나일왈 창업자는 "2020년 첫 레이어2 블록체인을 개발했는데, 플라즈마 기반이었다. 이후 롤업이 등장하면서 옵티미스틱 롤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zk가 더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zk롤업에 정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옵티미스틱 롤업은 '낙관적인(Optimistic)'을 뜻하는 이름처럼 모든 거래가 사실이라고 가정한 뒤, 진위 확인을 위한 거래 기록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전송한다. 이 때 의심 가는 거래가 있을 경우 검증자가 거래를 모두 재실행하며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 거래와 레이어2 체인의 거래의 값을 하나 하나 대조한다. 이 같은 과정을 '사기 증명(Fraud Proof)'라고 한다.
zk롤업은 모든 거래 처리 결과를 묶어 이더리움에 올리는 것은 옵티미스틱 롤업과 같으나, 거래의 진위 확인에 '영지식증명'이라는 방식을 사용한다. 영지식증명이란 거래 상대방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자신이 해당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을 말한다. 영지식증명 기술을 통해 이미 진위를 확인한 뒤 그 기록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보내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이 훨씬 적다.
또 zk롤업은 옵티미스틱 롤업과 달리 대기 없이 자금을 즉시 출금할 수 있다. 옵티미스틱 롤업을 사용해 처리된 거래는 '사기 증명'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거래 금액이 확정되는 데도 시간이 소요된다. 금액이 확정돼야 출금이 가능하므로 출금도 통상 7일 가량 지연된다. 이와 달리 zk롤업은 즉시 출금이 가능한 것이다.
나일왈 창업자는 "플라즈마나 옵티미스틱 롤업은 일시적으로만 쓸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생각했다"며 "옵티미스틱 롤업은 출금에 7일이 걸릴 뿐 아니라, 모든 데이터를 이더리움에 보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zk가 더 알맞은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폴리곤은 zk롤업 기술을 활용한 레이어2 블록체인들의 집합체인 '폴리곤 2.0'을 출시했다. 나일왈 창업자는 "폴리곤 1.0이 단일 체인이었다면, 폴리곤 2.0은 멀티체인 네트워크로 무한한 확장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체인 간 상호운용성도 확보했다. 나일왈 창업자는 "자체 상호운용성 프레임워크를 통해 한 체인에서 다른 체인으로의 자산 이동도 자유롭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한 다른 레이어2 블록체인과 비교해도 폴리곤 2.0만의 장점이 있다고 그는 자신했다. 나일왈 창업자는 "최근 zk롤업을 활용한 프로젝트들이 많아졌지만, 폴리곤 2.0은 (거래 처리속도가) 가장 빠르고, 가장 발전된 암호화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력 무기로 한국 시장 공략…"규제 준수할 것"
이 같은 인프라를 내세워 폴리곤은 국내 시장에서도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은 영지식증명 및 웹3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다, 폴리곤 2.0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콘텐츠 보유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폴리곤은 빠른 거래 처리 속도와 확장성을 내세워 게임사들과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나일왈 창업자는 "게임은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화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분야"라며 "한국에는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게임사들이 많다. 한국 게임사는 물론 디지털 메타버스 기업들과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은 웹3 산업을 그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넥슨이나 SK텔레콤 같은 대기업과 협업할 수 있게 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단, 현재 국내 규제당국은 가상자산과 관련한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 또 올해 들어 토큰증권을 도입하기로 방향을 정하면서 일반 가상자산과 증권형 토큰을 구별하는 기준을 마련 중이기도 하다.
지난 6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6월 폴리곤의 가상자산 MATIC을 증권으로 간주한 바 있다. 국내 규제당국이 미국 규제 동향을 참고 중인 만큼, 한국 시장을 공략하려면 이 같은 규제 관련 문제도 풀어나가야 한다.
이와 관련해 나일왈 창업자는 "SEC가 MATIC이 증권이라고 완전히 선언한 것은 아니다. MATIC을 포함한 대부분의 가상자산이 증권이 될 수 있다고 간주한 것"이라며 "이건 가상자산 산업 전체가 안고 가야 할 문제이자, 싸워 나가야 할 이슈"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폴리곤 운영사 폴리곤랩스 내에 사내 변호사를 두는 등 컴플라이언스(법률 준수)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내에 가상자산에 특화된 '크립토 네이티브' 변호사들이 있고, 정책총괄은 워싱턴DC에서 가상자산 규제를 만드는 데 참여했을 정도로 전문성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규제 이슈를 고려하며 생태계를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일왈 창업자는 "한국 가상자산 규제가 엄격한 편인 것으로 안다"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규제 관련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지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한국 사람들은 웹3에 열려있다고 느낀다"며 "나이키, 인스타그램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폴리곤을 통해 '웹3 전환'을 했던 경력을 발판 삼아,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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