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님들의 유별난 💖체코 사랑···‘수상한 출장’ 도마 위 구로구의회
서울 구로구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휩싸였다. 오는 12일부터 유럽으로 국외출장을 떠나기로 예정돼 있는데 몇 년 전 이미 방문했던 국가를 재방문하는 등 관광 목적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구의회 안팎에서 나온다. 몇몇 구의원들은 이번 해외출장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이를 ‘보이콧’하기로 했다.
8일 서울 구로구의회 국외출장심의위원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구의회는 오는 12일부터 19일까지 오스트리아·체코로 5박8일 국외출장이 예정돼 있다. 이번 출장에는 구의원 11명과 의회 사무국 직원 6명이 참여한다. 예산은 1인당 400만원 안팎으로 총 6500만원이 투입된다. 구의회 출장계획서에는 “선진국의 정책과 환경을 체험함으로써 구로구 정책의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한다”고 적혀 있다.
오스트리아와 체코는 6년 전 구로구의원들이 출장으로 이미 다녀온 동일한 국가들이다. 2017년 구의회는 체코 프라하의 저탄소 녹색도시 에너지자립마을과 바란도프 스튜디오, 오스트리아 그라츠 바이오마을 등에 다녀왔다. 올해는 SOS어린이마을, 프라하공과대학연구소 등 방문 기관만 몇 곳 바뀌었다. 출장 참여자 중에는 6년 전 오스트리아·체코에 다녀왔던 재선 의원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출장 때 방문하는 공공기관과 관련해서도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의원들이 방문할 기관 중 하나인 SOS어린이마을은 한국에도 본부를 두고 있는 아동복지시설이다. 서울, 대구, 순천 등 총 3곳에 시설이 있다. 지난달 8일 열린 구의회 출장심사위에서는 “우리나라도 있는 시설을 왜 해외까지 가서 방문하냐”는 지적이 나오자, 출장 용역을 담당한 여행사 대표가 나와 “해외 정책이 시사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지방의회가 여행사에 출장 일정 등을 맡기는 관행부터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구로구의회는 서울의 한 유럽 전문 여행사에 출장계획 및 기관섭외 등의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관광 매출 비중이 높은 여행사가 기관 섭외 등을 담당하다 보니 외유성 출장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여행사 직원이 출장심의위 보고를 진행해 여러 번 문제 제기가 이뤄지기도 했다.
출장심의위원으로 다수 참여한 경험이 있는 송영덕 시민행동구로 공동대표는 “몇몇 의원들이 담합해 무리하게 장소를 선정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출장에 불참 의사를 밝힌 한 구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과거 체코·오스트리아를 다녀올 때도 지역 유력인사 가족이 운영하는 현지 식당을 방문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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