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드라이브 코스 알려줘"…모빌리티 만난 AI 모습은?
"사람들은 이동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고 비용이 얼마나 나오는지 개인화된 경험이 적용된 답이 나오기를 원한다. 그러나 여행에 대해 검색하면 너무 많은 정보가 있어, 어떤 것이 내게 딱 맞는지 알 수 없다. 인공지능 비서들이 여행, 물류 등 모든 이동 서비스의 맥락을 이해하고 정보를 처리해 이동 수요를 발현하는 미래가 올 것이다."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CTO(최고기술책임자)는 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모빌리티 기술 콘퍼런스 'NEXT MOBILITY:NEMO 2023'의 기조연설에서 '모빌리티 특화 생성형 AI 엔진'을 개발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24년 상반기까지 구축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유 CTO는 "우리가 축적한 이동 데이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추론할 수 있는 모빌리티용 초거대 AI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존 AI 기반 서비스 성능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이동의 탐색 과정부터 보다 정확한 추천이 가능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생성형 AI 엔진 개발을 결심한 이유는 디지털 서비스 UX·UI가 정보 나열식에서 대화형식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차량·기차·항공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며 이용자 편의를 높였지만, 너무 많은 서비스가 생기면서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조합해 이용해야 가장 적절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 출발지와 목적지만 입력하면 다양한 이동 수단을 조합해 딱 맞는 이동 수단을 제공하고 시간·비용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통합검색'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아직 초거대 AI 수준으로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해주지는 못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테스트 중인 모빌리티 특화 생성형 AI 엔진은 단순히 최단 경로를 찾아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개개인의 상황에 딱 맞는 경로를 찾아주는, '맥락을 읽는' 길찾기 서비스다. 디스크 환자를 태우고 있어 덜 흔들리는 길을 찾아준다거나, 드라이브를 위해 풍경이 아름다우면서 통행량이 적은 길을 찾아주는 식이다.
유 CTO는 맥락을 읽고 추론하는 능력이 뛰어난 LLM(초거대 언어모델)과 위치 추정이나 거리 계산에 특화된 모빌리티용 AI를 결합해 '모빌리티 특화 생성형 AI 엔진'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채팅형 AI 서비스에 이동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도록 글로벌 모빌리티 AI 플러그인·물류 및 배송 AI 플러그인도 준비할 계획이다.
유 CTO는 "LLM은 문서 요약·맥락추정·질의응답·번역 등 영역에서 강점이 있지만,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시간 계산·거리 계산·경로 산정·위치추정 등에서는 약점이 있다"며 "서로 강점이 다른 AI(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이동 데이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엔진을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카카오T 플랫폼을 넘어 카카오톡과 같은 공동체 서비스 이용 정보와 결합한 생성형 AI 서비스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카카오의 AI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김일두 각자대표는 연말 공개를 앞둔 KoGPT(가칭) 2.0의 데모 결과를 공개하며 "카카오톡에서 친구와 언제 어디서 만날지 이야기하면 AI 챗봇이 약속 장소를 정해주고 이동 경로 탐색·예약·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KoGPT에 '제주도에서 2박3일 일정으로 3개월, 1살 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 코스를 알려달라'고 물으면 아이가 있을 때 좋은 숙소 추천, 가족사진 찍기 좋은 장소, 궂은 날씨에 방문할 실내 관광지 등을 추천해주는데, 이때 카카오T가 숙소까지 이동하는 렌터카를 예약해주거나 카카오맵의 예약하기 기능으로 숙소를 잡아줄 수 있다.
한편, 올해 2회를 맞은 'NEMO 2023'은 국내 모빌리티 업계 유일 IT 기술 행사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체 기술을 선보이는 동시에 협력사와 파트너십 기반의 모빌리티 산업 비전을 제시하는 테크 콘퍼런스다. 올해는 'AI 대전환의 시대-플랫폼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부제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고도화를 위해 AI 기술 협력 확대의 중요성과 관련된 내용이 공유됐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원이 30명으로 제한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90명 이상이 사전 등록했고, 그보다 더 많은 인원이 현장을 방문했다"며 "온라인 생중계 시청 중인 관람객도 많다"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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