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코인 상장 뒷돈’ 이상준 빗썸 대표·프로골퍼 안성현 불구속 기소

특정 코인을 빗썸에 상장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코인 상장 청탁’ 의혹을 받는 이상준(54) 빗썸홀딩스 대표와 핑클 멤버 성유리씨의 남편인 프로골퍼 안성현(42)씨,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41)씨 등 4명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현재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채희만)는 코인 상장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는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와 프로 골퍼 안성현씨를 배임 수재 혐의로, 이들에게 코인 상장을 청탁한 강종현(41)씨와 코인 발행업체 관계자 A(38)씨를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와 안씨는 2021년 9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특정 코인 상장을 청탁한 강씨와 A씨로부터 현금 30억원과 시가 합계 4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두 점, 1억원 상당의 고급 레스토랑 멤버십 카드 등을 수수했다. 이 대표와 안씨는 수수한 현금으로 작품당 수억원에 달하는 고급 미술품을 여러 점 구입해 안씨 주거지에 보관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강씨와 A씨가 상장을 청탁한 코인은 연계된 사업이 아예 없거나, 실체가 불분명해 정상적 방식으로는 상장되기 어려운 부실 코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청탁을 통해 해당 코인을 코인거래소에 상장시킨 뒤, 인위적으로 가격을 폭등시켜 수백억원의 매매차익을 얻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이 대표와 안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지만 기각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범죄 혐의를 다툴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코리아’조차 소수의 임직원들에 의해 상장 여부가 결정되고, 심사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며 “추후 피고인들이 취한 범죄수익을 전액 추징하고, 앞으로도 가상자산 시장의 불법과 반칙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