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를 변화시키러 美로" 그러나 변한 건 中유학생들
미·중 갈등이 하나의 패러다임이 된 시대, 양국의 패권 전쟁이 한창인 지금도 중국인들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19세기 후반, 청나라가 쇠하고 근대화 운동이 벌어지던 때부터 미국은 언제나 중국의 '롤모델'이었다. 중국인 최초의 미국 예일대 졸업생 룽훙이 1872년 어린 유학생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간 것을 시작으로, 현대까지 이어지는 긴 인재 유학의 역사가 흘러왔다. 2020년 기준 미국의 중국 유학생은 37만여 명, 미국 전체 외국인 유학생 중 35%에 달한다.
대만 출신 역사학자인 저자 장융전은 이들 중국의 미국 유학생들에게 주목했다. 이들이 오늘날 중국 엘리트 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그 기원을 찾아 최초의 유학 정책과 사회상부터 들여다본다. 이어 1902~1931년 활동한 전국 유학생 조직 '전미중국유학생연합회'의 활동을 서술한다. 책은 제목처럼 엘리트 사회를 다룬다기보다, 1872~1931년 중국 유학생 사회와 정책 비판 연구에 가깝다.
이런 연구가 가능했던 건 연합회 활동 기간 중 24년 동안 발간된 월간지 '중국유미학생월보' 덕분이다. 저자는 "이런 단체는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1931년 이후로도 여전히 중국 학생들은 미국 유학을 떠났고 학교마다 유학생 학생회가 있었지만 미국 전역의 유학생을 대표하는 단체는 없었으며 유학생을 위한 발간물도 볼 수 없었다"고 의의를 설명한다. 유학 정책은 초창기부터 정책 목표와 효과에 대한 회의에 직면해 있었다. 대표적으로 중국 문학 연구자이자 정치인이었던 후스는 1913년 초 발표한 '비유학편'에서 "유학 정책은 유학을 가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초에 '중국이 오랑캐를 변화시킨다'는 전통 개념에 따라 시작된 유학 시도가 오늘날엔 '오랑캐가 중국을 변화시킨다'는 본말전도 현상을 낳았다. 저자는 "역사는 재연되고 현상은 갈수록 더 심해진다"고도 지적한다.
미국 유학생은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세계관을 넓히기 위한 단기 출국을 하는 경향이 짙은 반면 중국 유학생은 학위 취득과 미국 정착을 목적으로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으로 떠나는 중국인 유학 연령도 초등학생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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