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포커스] '400억→175억원' 셀리드, 쪼그라든 유증…'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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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드의 유상증자가 끝났습니다. 6월부터 주주 대상 유상증자를 받고, 남은 물량의 일반 공모를 받았지만, 목표 대비 한참 아쉬운 실적으로 마감됐습니다. 결국 투자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셈인데, 내년부터는 관리종목지정을 피할 묘수도 찾아야 합니다.
셀리드는 어제(7일) 유상증자 관련 최종 결과를 공시했습니다. 청약률 60.88%, 약 387만 주의 새 주식만 주인을 찾았습니다.
셀리드는 지난 6월 16일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기준주가 6천290원, 총액 400억 원을 조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발표 당일 7천355원이었던 주가는 지속 하락했습니다. 유상증자 주당 가격이 확정된 지난달 29일에는 주가가 5천980원까지 떨어졌고, 이날 셀리드는 주당 모집 가격을 4천515원으로 확 낮췄습니다. 조달할 수 있는 최대 운영자금은 287억 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후 모집 과정에서도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주주 대상 유상증자에선 청약률이 42.46%에 그쳤습니다. 총 636만 주 모집에 270만 주만 주인을 찾았습니다. 남은 366만 주를 공모로 돌렸지만, 여기서도 117만 주만 청약이 이뤄졌습니다. 최종적으로 셀리드가 조달하는 데 성공한 자금은 175억 원입니다.
셀리드는 올해 연구개발비와 수수료 등으로 약 165억 원, 내년 연구개발비로 235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습니다. 조달 자금이 200억 원 아래로 내려갔으니, 이번에 모집한 자금으로는 올해만 간신히 넘길 수 있습니다.
셀리드는 이에 대해 "연구개발비용 대부분은 오미크론 대응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비용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현재 비용으로 초기나 중기 임상을 시작하고 분석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후에는 K-바이오백신 펀드 파트너링이나 자체자금 조달 등 다양한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내년 이후 닥칠, 연매출 30억 원 미달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입니다. 셀리드는 최근 3년간 연매출 30억 원을 넘긴 적이 없고, 올 상반기 매출액은 '0원'입니다. 셀리드는 2019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인해 유예된 30억 원 매출액 요건을 내년부터는 채워야 합니다.
실제 당장 올해 셀리드가 지출하겠다고 계획한 운영자금 165억 원 중,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백신에 투입될 자금이 147억 원에 달합니다. 내년 계획을 모두 포함하면 400억 원 중 327억 원이 오미크론 백신에 투입됩니다. 엔데믹 국면 속에서 빠르게 시장성을 잃고 있는 오미크론 백신에 지나치게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자료=셀리드 유상증자 관련 투자설명서]
셀리드의 '전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셀리드는 앞서 'AdCLD-CoV19-1' 백신의 임상시험 2상을 조기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 백신이 기초 접종용이라, 접종률이 증가한 상황에서 임상 대상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후 이 임상의 세부 정보가 공개됐는데, 2022년 8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모집된 사람은 단 4명이었습니다.
셀리드는 당시 기초백신 임상에선 코로나에 걸린 적도, 백신을 맞은 적도 없는 대상자를 찾아야 해 모집이 힘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는 추가접종용 백신 임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더 쉽게 대상자를 모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아직은 국내 각 병원에서 임상 개시를 위한 내부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외도 아직 임상이 개시된 곳은 없습니다.
환자를 거의 모으지도 못했던 지난해 말과 현재의 상황에 비슷한 점도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관측되는 변이는 모두 오미크론이 한두 번 이상 추가 변이를 일으킨 상태입니다. 대표적으로 XBB변이가 있고, 이제는 XBB가 더 변화된 EG.5변이 등이 세를 불리고 있습니다. 화이자와 모더나 모두 XBB 대응 백신을 개발해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셀리드는 백신에 붙은 투자자들의 의문부호를 떼지 못한 셈입니다.
셀리드 관계자는 "현재 3상을 마무리하고 허가를 받게 되면 이후에는 허가 절차가 간소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내년에 나올 변이에 대응해 백신 후보물질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현재 플랫폼에 항원을 바꿔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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