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선택 앞둔 야구 대표팀···4연속 금메달, 실현 가능한 목표일까

김은진 기자 2023. 9. 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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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게 된 키움 이정후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야구 대표팀이 최종 선택을 앞두고 있다.

야구 대표팀은 23일 소집해 훈련을 시작한다. 25일 하루 쉬고 28일 중국으로 출국할 때까지 총 나흘 간 고척 스카이돔에서 훈련할 계획이다. 최종엔트리에 포함된 24명은 22일까지 소속팀에서 KBO리그 경기를 소화한 뒤 23일부터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

당장 2주 앞으로 다가온 소집을 앞두고 대표팀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3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마치 2년 전 도쿄올림픽처럼, 이번에도 금메달이 당연한 목표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전력상으로는 안팎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팀은 6월초에 일찍이 최종엔트리를 발표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르면서 그 안에서 부상자가 나오고 심각한 부진에 빠진 선수가 줄을 잇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 물론 대만까지도 이번 대회에 크게 힘을 줘 투·타 모두 전에 비해 훨씬 강력한 전력으로 출전한다.

일찍이 상대 전력 분석에 힘을 준 대표팀이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최종엔트리를 최대한 신중하게 확정짓는 것이다. 이미 6월초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지만 ‘진짜 최종 엔트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부상으로 이탈한 외야수 이정후의 대체 선수를 선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도쿄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거치면서 세대교체 실패를 뼈저리게 느끼고 이번 대회에서는 자체적으로 만 24세 이하로 나이 제한을 뒀다. 대체 외야수 한 명도 그 안에서 뽑아야 하는데 현재 리그 외야수 중 24세 이하 자원은 완전한 신예들뿐이다. 선택지가 많지도 않다.

교체 선수가 추가될 여지는 있다. 대표팀이 오히려 더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대표팀은 “현재로서 교체 선수는 외야수 1명”이라고 하지만, 다른 부상 선수의 교체 여부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닫을 수가 없다. 투수 구창모(NC) 때문이다.

구창모는 6월2일 LG전을 마지막으로 다시 부상 당한 뒤 재활 막바지 단계에 있다. 대표팀 소집이 2주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복귀 준비 중이다. 최종엔트리 발표 당시 구창모는 이미 부상 중이었지만 복귀가 예상보다 매우 늦어진 것이 문제다. 대표팀이 ‘와일드카드’로 구창모를 선발한 것은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에이스로 중심을 잡아줄 수 있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NC는 대표팀 소집 전 구창모가 많으면 2차례 정도 등판할 수 있다고 했다. 계획대로 복귀해 호투하지 않는 이상 대표팀이 믿고 대회를 준비할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 대표팀은 소집 전인 이달 중순 교체 선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창모가 당장 ‘내일’ 복귀한다고 해도 그때까지 충분히 실전 상태를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으로 등판했던 NC 구창모. 연합뉴스



대표팀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하게 된다면 투수가 아닌 야수를 발탁하는 쪽으로 선회해야 할 수도 있다. 곽빈(두산), 원태인(삼성), 문동주(한화) 등이 리그에서 호투하고 있는 반면 핵심 자원인 이정후의 이탈로 공격력과 수비력이 크게 반감됐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현재 엔트리 24명 중 절반인 12명이나 투수에 할애한 상태다.

현재 주축 선수들의 부진도 근심이다. 마운드 핵심이 돼줘야 할 박세웅(롯데), 고우석·정우영(LG)이 굉장히 부진하다. 강백호는 최근에야 1군에 합류해 출전하기 시작했다. 대회 전 실전을 준비해야 할 때인데 엔트리 유일 아마추어인 투수 장현석(마산 용마고)은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입단을 발표하더니 최근 봉황대기에서는 아예 모습도 보이지 않아 우려를 샀다. 논란이 되자 장현석은 대표팀 스태프가 보는 가운데 불펜피칭을 통해 상태를 점검받기로 했다.

교체 선수 명단은 선수단 소집 전인 이달 중순 확정된다. 대표팀은 이미 정한 원칙은 반드시 지킨다는 방침이다. 24세 이하 선발, 구단당 최대 3명 선발 원칙이다. 부상 외에 부진만을 이유로는 이미 선발한 선수를 교체할 명분은 없다. 최대한 신중하게 교체 선수를 선발하고 부진한 선수들이 2주 사이 회복해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금메달로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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