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라면 삼양라면, 60주년 맞아 ‘맛 리뉴얼’
국내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라면’이 출시 60주년을 맞아 맛과 포장을 새롭게 바꿨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과 ‘삼앙라면 매운맛’의 맛과 디자인을 전면 리뉴얼해 출시한다고 8일 밝혔다. 삼양라면은 1963년 삼양식품이 처음 선보인 ‘대한민국 1호 라면’이다.
삼양식품은 맛 리뉴얼을 위해 지난 1년간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리뉴얼 제품은 삼양라면 고유의 맛인 ‘햄맛’을 유지하되 육수·채수 맛을 강화해 감칠맛을 보완했다. 매운맛의 경우 소고기 육수를 기반으로 파, 마늘, 고추 등 향신채를 통해 얼큰한 감칠맛을 구현했다.
면은 쫄깃한 식감을 강화하기 위해 감자전분을 추가했다. 모양은 원형에서 사각면으로 바꿨다. 삼양라면은 “사각면은 면을 그대로 커팅해 튀기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라면 특유의 꼬불꼬불한 모양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장 디자인에는 새로운 CI(상징 이미지)를 적용했다. 패키지 전면에 삼양라면 이미지를 배치하고, 국내 첫 라면임을 알리는 ‘대한민국 최초’란 문구도 넣었다. 새로워진 삼양라면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60년 라면 생산 노하우가 담긴 삼양라면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소비자가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춰 리뉴얼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꿀꿀이죽 먹던 시절 세상 밖으로
한국 최초의 라면은 불황과 굶주림 속에서 탄생했다. 1961년 삼양식품 창업자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2014년 작고)이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줄 선 사람들을 보고 라면을 생각해냈다. 꿀꿀이죽은 미군 부대의 음식 찌꺼기를 모아 끓인 음식이다. 한국전쟁 직후 한국이 얼마나 가난했는지를 보여준다.
전 명예회장은 1950년대 말 보험회사를 운영할 때 일본 출장에서 라면을 맛본 터였다.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을 식량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봤다. 1963년 일본 묘조식품에서 기술을 배우고 라면기계를 들여왔다. 그해 9월15일 출시된 삼양라면 가격은 10원이었다. 당시 꿀꿀이죽 가격의 2배였다. 30원 수준이었던 김치찌개 백반이나 커피 한 잔보다는 저렴했다.
1966년 박정희 정부가 식량 부족을 해결하고자 밀가루 소비를 권하는 ‘혼분식 장려 정책’을 펼치면서 라면 판매가 늘었다. 초기 삼양라면은 닭 육수를 바탕으로 한 하얀 국물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고춧가루를 넣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며 지금의 빨간 국물이 됐다고 삼양식품은 사사에서 밝혔다.
1980년대 경제 성장과 함께 라면 시장도 커졌다. 하지만 삼양식품은 1989년 공업용 우지(소기름)로 라면을 튀겼다는 이른바 ‘우지 파동’에 휘말려 직격탄을 맞았다. 1997년 8년 간의 법정투쟁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만시지탄이었다. 2012년 첫선을 보인 ‘불닭’ 브랜드를 성공시키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불닭 시리즈를 앞세워 지난해 삼양식품 매출 중 3분의 2를 해외에서 거뒀다.
농심, 오뚜기, 팔도 등 경쟁업체들도 색다른 라면 제품을 내놓으면서 라면 시장은 한층 다양해졌다. 한국 라면은 한류를 타고 해외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라면 수출액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7억6543만 달러로 처음으로 7억 달러 선을 넘었다. 올해는 1~7월에만 5억2200만 달러로 이 기간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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