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훔치려 모텔 통째로 빌려 50일동안 땅굴 10m 팠지만...

우정식 기자 2023. 9. 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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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이 청주의 한 모텔 지하실 벽을 뚫고 판 땅굴. 이들은 10m에 이르는 땅굴을 파 송유관 코 앞까지 도달했지만, 기름을 훔치기 직전 경찰에 적발돼 미수에 그쳤다. /대전경찰청

통째로 빌린 모텔 지하실에서 땅굴을 파 송유관 기름을 훔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나상훈)는 8일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한송유관공사 전 직원 A(65)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58)씨 등 자금책과 작업자 3명에게는 각각 징역 2년·2년 6개월·3년이 선고됐다. 나머지 가담 정도가 낮은 공범 4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1월 10일 충북 청주의 한 모텔을 통째로 빌린 뒤, 지하실 벽면을 뚫고 삽과 곡괭이 등으로 땅굴을 파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자금책, 석유 절취시설 설치 기술자, 굴착 작업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 장소를 물색했다. 이어 송유관 매설지점을 탐측하고 땅굴 설계 도면을 작성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특히 동종 전과가 여러 차례 있는 A씨는 대한송유관공사 기술자로 재직하면서 알게 된 지식을 토대로 출소 한 달 만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모텔 주인에게 “모텔 사업을 하겠다”고 속여 월세 450만원을 내기로 계약한 뒤, 50여일 동안 10m에 이르는 땅굴을 팠다. 땅굴은 송유관을 30㎝ 앞둔 지점까지 도달했지만, 이들이 기름을 훔치기 직전 경찰에 체포돼 미수에 그쳤다.

1심 재판부는 “사회적인 해악이 크고 다수의 공범이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벌인 점은 불리한 정상이나 절도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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