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BTS’ 출신 니콜 킴 “K팝 본질은 좋은 음악...‘다이너마이트’ 탄생 땐”
빌보드 1위 기록 등 최전성기 함께해
“BTS, 업계서 K팝 무시 못하게 만들어”
컬럼비아 레코드 A&R 부사장 발탁
“미국 시장서 새 도전...K팝 안착 돕겠다”
김 부사장은 2017~2022년 하이브 A&R 팀장, 크리에이티브 실장을 역임하며 BTS 세계 진출의 최전선에 있었다. A&R(아티스트 앤 레퍼토리)은 아티스트 콘셉트 기획, 곡 수집과 협의 등 음반·음원의 제작과 발매를 총괄하는 직무다. 특히 김 부사장은 BTS와 콜드플레이·할시 등 글로벌 아티스트의 협업을 주도했다. ‘다이너마이트’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글로벌 히트곡 제작에도 참여했다. BTS 멤버들의 해외 일정에 동행하는 모습이 포착되곤 해 일부 팬들에겐 ‘BTS의 통역가’로도 알려졌던 인물. 하이브 전에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니뮤직퍼블리싱 한국지사에서 일했다.
미국 대형 레이블 임원으로의 발탁은 그가 국내 엔터계에서 쌓아온 역량과 글로벌 시장이 K팝 산업에 갖는 높은 관심을 동시에 보여주는 인사다. 지난 6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뮤직·엔터테인먼트 페어 ‘뮤콘(MU:CON) 2023’ 연사로 참석한 김 부사장을 만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다 막 귀국했다는 터라 ‘시차 적응은 괜찮냐’는 안부 인사를 건넸더니, 돌아온 답엔 치열함이 묻어있다. “괜찮아요. 언제 어디서든 시차에 맞게 일해본 적이 별로 없긴 해요.”
그의 최대 커리어는 더 설명할 것도 없이 BTS다. 김 부사장은 성공 비결로 아티스트 본연의 ‘재능’과 ‘성실성’을 강조했다. BTS 멤버들에 대해 “제가 경험해본 아티스트 중 제일 일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또 “방시혁 하이브 의장 같은 뛰어난 프로듀서, 합이 잘 맞았던 스태프들, 계속 커지고 지지해주는 팬덤 등 우주의 기운이 모인 것처럼 모든 게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하나의 곡을 발매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백 곡을 수집해 골라내는 그에게 ‘좋은 곡’의 정의는 비교적 명쾌하다. “아티스트에게 잘 어울리는 곡”이다. “아무리 훌륭한 곡을 찾아낸들 아티스트가 소화하지 못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대중 음악의 관점에서 “아티스트가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와 팬들이 원하는 요소의 합의점에 있는 곡이 좋은 곡”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국내 대중 음악 사상 처음 빌보드 ‘핫100’ 1위를 기록한 BTS의 ‘다이너마이트’는 최초 버전에 해외 곡에서 자주 쓰이는 비속어가 들어있었는데, BTS의 진정성이 드러날 수 있게끔 희망적인 내용으로 수정 작업을 거쳤다. ‘퍼미션 투 댄스’도 원래는 연인의 사랑을 다룬 내용에서 지금의 ‘함께 춤추자’는 자유와 희망의 내용으로 바뀌었다. 김 부사장은 “청혼은 당시 BTS 멤버들에겐 허구적인 내용이었다”며 “팬데믹이 끝나가는 시점과 맞물려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K팝 정체성·독창성 버리는 것 아냐”
최근 K팝 기획사가 다국적 아티스트를 발탁하고 영어 가사를 쓰거나 현지 레이블과 협업하는 등의 흐름에 대해선 “하나의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좀 더 많이 쓰이는 언어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음악을 알릴 수 있겠죠. 그렇다고 해서 아티스트가 자신의 색깔과 뿌리를 버리는 건 아니잖아요. K팝을 꼭 한국어나 한국 작곡가 참여 곡 등으로 정의할 순 없어요.”
BTS가 무명 시절부터 한 계단씩 성장해 21세기 최고의 팝 가수 반열에 오른 것처럼, 김 부사장도 길을 개척해왔다. 컬럼비아 측은 그에게 영입 제안을 하면서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그간 쌓아온 경험을 갖고 일했을 때 좋은 시너지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2017년께 처음 미국 쪽 관계사에 미팅 요청을 하면 대답도 못 듣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BTS가 산업적으로도 성공해 K팝을 무시할 수 없는 위치로 만들어줬다”고 돌아봤다. 이어 “K팝이 미국 시장에 자리 잡아가는 과정에서 현지 A&R과는 또 다른 제 경험이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며 “저로서는 K팝이 아닌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도전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장거리 여행 간다면 ‘가장 안 좋은 좌석’ 고르라는 여행 작가…왜 - 매일경제
- 1000만원대 차 몰고 달동네간 회장님…‘애마’라며 3번이나 샀다는데 - 매일경제
- 7년 은둔 깨고 VIP파티 참석한 그녀…무슨 모임이었길래 - 매일경제
- 젠슨 황 CEO, 엔비디아 주식 팔았다...122배 수익 - 매일경제
- “아들, 돈 모을 땐 그래도 이게 최고야”…알짜예금 쏟아진다는데 - 매일경제
- 나도 산적 있나, 생활용품점서 파는데…‘2천원짜리 마약’ 충격적 실체 - 매일경제
- “악성 민원으로 힘들어했다”…또 다시 초등교사 극단적 선택 - 매일경제
- “사람 친줄 몰랐다”…70대 뺑소니범, 차 고치러 정비소 갔다 덜미 - 매일경제
- ‘포람페’ 탄다고 뽐내다 기죽겠네…‘극강 슈퍼카’ 로터스 에메야 나온다 - 매일경제
- 우리아스, 메시 경기 보러갔다 손찌검했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