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마약 중독처럼 관리?…의학계 “비만치료 정책적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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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의료부담이 증가하면서 비만을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정부가 인식하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의학계의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술·담배·마약 중독은 국가적 지원이 이뤄지는 반면, 이보다 사회적‧경제적‧생물학적 원인이 큰 비만은 자기관리부족 때문으로 여겨지며 외면되고 있다는 것.
술·담배·마약 중독처럼 비만치료에 대한 국가적‧사회적 지원이 요구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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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의료부담이 증가하면서 비만을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정부가 인식하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의학계의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술·담배·마약 중독은 국가적 지원이 이뤄지는 반면, 이보다 사회적‧경제적‧생물학적 원인이 큰 비만은 자기관리부족 때문으로 여겨지며 외면되고 있다는 것.
7일 김경곤 가천의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비만학회 부회장)는 국제 비만‧대사증후군 학술대회(ICOMES 2023)에서 “비만에 대한 편견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보기보다 비용의 문제이거나 개인이 스스로 싸워 내야하는 의지력의 문제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만을 주요 만성질환으로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만은 절대 생활습관을 조절 못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비만의 발생에는 유전적인 요소가 매우 강하게 관여하고 있고, 식욕 중추에도 호르몬의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자신도) 체중을 감량할 때 약물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며 “이미 비만인 사람이 체중을 감량하는 것과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이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비만에 대한 편견은 ‘개인의 잘못된 행동과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라거나 ‘운동을 하면 체중을 쉽게 감량할 수 있다’는 주장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사실 운동이 체중감량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다.
대한비만학회 측도 “운동이 체중감량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면, 그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며 “걷기를 저·중강도로 주당 3일, 하루 30분간(주당 총 90분) 4개월을 지속했을 경우, 약 0.3~1.5kg의 미미한 체중감량이 나타났다”고 안내하고 있다.
또 비만이 발생하는 원인은 생물학적‧정신적‧사회적‧경제적 감수성과 생활방식의 상호작용 때문으로, 대부분 개개인이 조절할 수 없다. 비만이 유전될 가능성이 약 80%에 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체중을 감량하고 이를 유지하려고 할 때, 우리 몸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본능적으로 일정한 체중과 체지방을 유지하려는 ‘에너지 항상성’을 가진다. 호르몬 작용으로 나타나는 에너지 항상성은 체중감량에 저항하고, 감량한 무게를 회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음식물 섭취를 요구한다. 이러한 변화는 ‘유전자에 각인된 것’으로 단순한 의지로 해결되기 어렵다.
술·담배·마약 중독처럼 비만치료에 대한 국가적‧사회적 지원이 요구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김경곤 교수는 “비만은 만성적이고 재발이 잦은 특성을 가진 질환”이라고 강조하며 “유전적 요인이 매우 강하고 많은 호르몬이 관여하기 때문에 초기단계부터 관리와 치료가 시작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보건당국은 비만의 우선순위를 낮게 인식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우리 사회도 심각한 합병증을 가진 2단계, 3단계 비만인이 적지 않다”며 “비만치료에 대한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점은 치료의 수단과 비용 접근성의 불평등 해소”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제1차 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에 이어 제2차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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