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업체 대표에 1억 건넨 안상수 전 인천시장 아내 징역 1년6개월·법정구속(종합)

안 전 시장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구형은 안 4년· 아내 3년 징역
재판부 "안 전 시장은 금액액수까지는 몰라…아내가 직접적 범행"

안상수 전 인천시장/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지난 국민의 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홍보대행업체 대표에게 1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상수 전 인천시장(77)이 실형을 면했다. 그러나 같은 혐의로 기소된 아내는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다.

인천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장우영)는 8일 오후 열린 선고공판에서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의 아내 A씨(63)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 전 시장이 홍보업체 대표에게 금전을 제공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금전의 액수와 언론사 보도 청탁의 내용이 허위의 사실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보고 실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안 전 시장의 아내의 경우 홍보업체 측에 제공한 1억여원 중 4500만원 제공(대선 홍보와 관련 없는 금액으로 봄)의 점은 무죄로 판단했으나, 나머지 6800만원을 안 전 시장 몰래 직접적으로 제공한 사실을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홍보대행업체 대표로부터 제보를 받은 뒤 KBS보도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고, 보좌관 등과 함께 보도 여부, 보도 이후 기자회견까지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준비했다"며 "보도 시점을 당내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점으로 논의하는 등 보도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안상수의 경우 오래 전이지만 같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피고인 A는 업체 대표에게 금액 대부분을 조달하며 구체적으로 범행을 지시해 관여의 정도가 크다는 객관적 증거가 있음에도 법정에 이르러 납득하기 여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은 업체 대표의 제보의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결론적으로 피고인 안상수가 당내 경선에서 탈락해 피고인들의 행위가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을 명했다.

그러자 A씨는 재판부에 "건강이 좋지 않은데,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도주하지 않을테니, 법정구속을 피하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A씨를 법정구속했다.

검찰은 선고 전 열린 결심공판에서 안 전 시장에게 징역 4년을, 그의 아내 A씨(63)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안 전 시장은 2021년 6월부터 올 1월까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홍보대행업체 대표 C씨(50)에게 총 10차례에 걸쳐 1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경쟁 상대인 윤상현 무소속(현 국민의힘) 의원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던 C씨에게 윤 의원에 대한 비위사실을 언론사에 제보하도록 한 대가로 측근 등과 함께 금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지난해 10월6일 윤 의원 선거캠프가 총선 당시 매크로 작업을 통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허위 사실을 한 방송사에 제공했다.

실제 C씨로부터 윤 의원 관련 제보를 받은 방송사는 해당 내용을 6분간 보도하기도 했다.

안 전 시장 측근도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또 홍보대행업체 대표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1억1300만원의 추징 명령도 받았다.

aron031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