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누적 흑자 전년 比 '5분의 1'…연말까지 반등 가능?

세종=유재희 기자 2023. 9. 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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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9.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 경상수지 누적 흑자는 60억달러로 지난해의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게다가 상품수지 흑자는 수출 증가가 아닌 수입 감소가 두드러진 결과다. '불황형 흑자'라는 꼬리표가 붙는 이유다.

연말까지는 반도체 등 수출 반등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폭은 한층 두터워질 전망이다. 다만 국제유가 급등과 중국경기 부진 등은 경기 반등을 제한하는 변수로 꼽힌다.
상품수지 4개월 연속 흑자에도 아직까진 '불황형'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경상수지는 60억1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265억7000만달러)에 비해선 77.3%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 누적 경상수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건 수출 부진 영향이 크다. 올해 1~7월 수출은 3613억1000만달러로 1년 전(4146억달러)보다 12.9% 감소했다.

통관 기준 승용차 수출액이 1년 전보다 42.4% 늘어난 399억7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36.4% 감소한 519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전기·전자제품 수출액도 전년동기 대비 29.3% 줄어든 96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중국 수출이 크게 부진했다. 전년동기 대비 25.9% 줄어든 700억8000만달러다.

결과적으론 상품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사실상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불황형 흑자 형태인 셈이다.

서비스수지는 장기간 적자를 보이고 있다. 1~7월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144억6000만달러다. 적자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10억달러)의 14배에 달한다.

올해 들어 코로나19(COVID-19) 거리두기 해제로 억눌려있던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이 여파로 1~7월 여행수지 적자는 72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1억달러) 대비 78% 급증한 수준이다.

그나마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했던 항목은 본원소득수지다. 7월은 29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월(48억5000만달러)보다는 크게 줄어든 수준이지만 안정적인 흑자 흐름이다.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를 보이는 것은 배당소득이 늘어난 덕분이다. 기획재정부가 해외 유보금의 국내 투자 유도를 위해 해외 자회사가 국내로 보낸 배당금 95%를 비과세하고 5%만 법인세를 부과하도록 세제를 개편한 영향이다.
'상저하고' 전망 속 국제유가·중국 경기 리스크 부상
(서울=뉴스1) =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7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3.9.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 경상수지에 대해선 다소 낙관적인 전망이 제시된다. 앞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상저하고' 전망에 무게가 재차 실렸다. 반도체 수출 등의 부진한 흐름이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금융통계부장은 "8·9월에는 수출 감소세가 많이 줄어들 것 같고 4분기가 되면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상수지의 경우 상반기 흑자 규모가 작고 하반기에 큰 폭 늘어나는 '상저하고' 모습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 급등은 경기 반등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지난 6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었다. 올해 최고치로 지난해 11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높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것이 요인이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수입 가격은 오르기 마련이다. 경상수지·상품수지에 모두 부정적 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인 중국 경기 회복이 더딘 것도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아직까진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 효과는 기대에 못미친다. 8월 발생한 중국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 불이행 위기를 계기로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졌는데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최근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하고 있지만 중국 경기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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