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첫 핵공격 잠수함' 이름에 들어간 김군옥 누구인가

김태훈 2023. 9. 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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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 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 공격잠수함"이라며 공개한 '김군옥영웅함'의 이름에 들어간 김군옥이란 인물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김군옥을 '6·25전쟁 당시 미 해군 함정을 격침시킨 어뢰정장'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정작 미국은 "그런 함정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거짓말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군옥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길래 북한이 주장하는 첫 전술핵 공격잠수함에 이름이 들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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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北 해군 어뢰정대 정장 지내
"美 해군 중순양함 격침"… '영웅' 칭호 받아
정작 美는 "사실무근"… 거짓말일 가능성 커

북한이 “핵 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 공격잠수함”이라며 공개한 ‘김군옥영웅함’의 이름에 들어간 김군옥이란 인물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김군옥을 ‘6·25전쟁 당시 미 해군 함정을 격침시킨 어뢰정장’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정작 미국은 “그런 함정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거짓말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8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병철·박정천 원수, 김덕훈 내각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이 열렸다. 통신은 진수식이 열린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우리 군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일 것으로 추정했다.
모자를 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자칭 ‘첫 전술핵 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뉴스1
통신은 “우리 식의 전술핵 공격잠수함을 건조해 창건 75돌을 맞는 어머니 조국에 선물로 드렸다”고 소개했다. ‘창건 75돌’이란 1948년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을 기념하는 이른바 9·9절이 올해로 75주년을 맞음을 뜻한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3000t급으로 추정되는 김군옥영웅함은 함상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관을 갖추고 있다. 다만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겉으로만 봐도 조악하고 유치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한국군을 기만하기 위해 김군옥영웅함의 성능을 과장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잠수함의 명칭이다. 김군옥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길래 북한이 주장하는 첫 전술핵 공격잠수함에 이름이 들어갔을까.

북한 측 자료에 의하면 김군옥은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로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 해군 장교인 김군옥의 당시 직책은 ‘제2어뢰정대 어뢰정장’이었다고 한다.

북한이 선전하는 김군옥의 공적은 이렇다. 6·25전쟁 초반인 1950년 6월 30일 김일성은 김군옥을 불러 “제2어뢰정대를 출동시켜 미제 침략군 함선 집단을 소탕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강원도 주문진 앞바다에 머물던 미 해군 함정들이 보급품 등을 싣고 남쪽으로 항하는 지상의 북한군을 향해 함포사격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북한은 주장한다.
북한이 8일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자칭 ‘첫 전술핵 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의 모습. 3000t급으로 추정되며 함상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발사관을 갖추고 있다. 다만 우리 합참은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평양=노동신문·뉴스1
그해 7월 2일 새벽 김군옥이 지휘하는 제2어뢰정대 소속 어뢰정들이 주문진 앞바다로 이동했다. 그리고 미 해군 중순양함 ‘볼티모어’에 3발의 어뢰를 명중시켜 결국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전투 상황을 이렇게 소개하며 북한은 김군옥의 업적을 ‘세계 해전사에 특기할 기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전투가 정말로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미 해군에 따르면 당시 볼티모어라는 이름을 가진 함정이 전투에 참가한 사실 자체가 없다. 볼티모어함이 없었으니 그 함정을 격침시켰다는 북한의 주장 또한 거짓말이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일각에선 9·9절을 앞두고 전격 공개한 전술핵 공격잠수함에 김군옥의 이름을 붙인 것 자체가 미국에 대한 증오심과 적개심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의 김군옥영웅함 건조 소식에 “어려운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헛된 무기 개발에만 집착하고 부족한 자원을 탕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개탄한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무기 개발과 위협이 확고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 및 강화된 한·미·일의 압도적 대응 역량에 따라 무의미해지며 자신들의 안보만 더욱 취약해질 뿐이라는 점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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