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30% '뚝' 이 회사, 불매 끝?…빌 게이츠, 1억 달러 투자

박가영 기자 2023. 9. 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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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또 맥주회사 투자에 나섰다.

버드라이트 제조사인 미국 유명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의 주식을 1억달러 상당 매수한 것.

AB인베브는 2008년 벨기에-브라질의 인베브그룹과 미국의 앤하이저부시가 합병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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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B인베브에 9500만달러 투자…버드와이저·스텔라·코로나·호가든 등 보유한 업체
/AFPBBNews=뉴스1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또 맥주회사 투자에 나섰다. 버드라이트 제조사인 미국 유명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의 주식을 1억달러 상당 매수한 것. 이 회사가 불매 운동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터라 투자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게이츠는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지난 2분기 AB인베브의 주식 170만주를 매입했다. 금액으로는 9500만달러(약 1267억원)에 달한다.

AB인베브는 2008년 벨기에-브라질의 인베브그룹과 미국의 앤하이저부시가 합병한 회사다. 버드와이저·스텔라·코로나·호가든 등 유수의 맥주 브랜드를 보유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2014년에는 국내 OB맥주를 인수했다.

AB인베브는 지난 4월 뜻하지 않은 위기를 맞았다. 아역배우 출신의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바니에게 자사 인기 제품인 버드 라이트를 선물하면서다. 앤하이저부시는 멀버니의 성전환 1주년을 축하하며 그의 얼굴이 그려진 버드 라이트 맥주 캔을 특별 제작해 전달했다. 멀버니는 "버드 라이트가 최고의 선물을 보내줬다"며 소셜미디어(SNS)에 선물 받은 맥주를 찍어 올렸다.

멀버니의 게시물을 본 미국 내 보수 성향 소비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버드 라이트 맥주로 총으로 쏘는 영상을 SNS에 게시하는 등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AB인베브 공장과 사옥에 대한 폭탄 테러 협박도 잇따랐다. 이에 회사는 마케팅 담당 고위직원 2명을 휴직 처분하는 등 논란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진보 성향 소비자들이 "성소수자를 존중하지 않는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논란의 여파는 매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AB인베브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2분기 매출이 10.5% 줄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감소했다. 2001년부터 미국 맥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버드라이트는 경쟁업체에 왕좌를 내주게 됐다. 60유로를 웃돌았던 주가도 논란 후에 한 때 40유로대까지 내려앉았다. 회사는 결국 미국 내 인력 1만8000여명 가운데 2%가량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버드 라이트/AFPBBNews=뉴스1

게이츠는 AB인베브의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버드 라이트 불매운동도 사그라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이치뱅크가 미국인 6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6개월 내에 버드 라이트를 구매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첼 콜렛 도이치뱅크 연구 분석가는 "이전 조사에서의 응답률이 18%인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상당히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이츠가 맥주 회사에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초 네덜란드 맥주 회사 하이네켄의 지주사인 하이네켄 홀딩 주식 1083만주를 약 9억200만달러(약 1조2031억원)에 매입했다. 게이츠가 2018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에서 "맥주를 즐겨 마시지 않는다"며 "야구장 같은 곳에 가면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를 맞추려고 가볍게 마시는 정도"라고 밝힌 바 있어 이 투자 소식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 당시 게이츠 측은 하이네켄 지분 매입에 대해 어떤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게이츠의 이번 투자가 '실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AB인베브의 전 임원인 앤슨 프레릭스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게이츠는 분명히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그는 이미 AB인베브의 최대 라이벌 중 하나인 하이네켄에 투자하면서 9억달러짜리 실수를 저질렀다. 그 투자 이후 하이네켄의 주가는 10%가량 하락했다"고 짚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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