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다시 요소 수출 통제…"중동 뚫어, 차량용 대란 때와도 다르다"
산업부, 민간과 수출 통제 관련 中 동향 및 수급상황 점검 회의
(세종=뉴스1) 이정현 최현만 기자 = 중국 정부가 또다시 요소 수출을 통제하고 나서면서 '제2의 요소수 대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소위 '요소수 대란'으로 불린 2021년 10월에는 중국이 요소 생산·수출을 통제하면서 국내에서는 요소수 품귀현상까지 빚으며 평소 10L당 1만원 수준이던 요소수 가격이 10배 가까이 뛰기도 했다.
다만 정부는 중국이 이번 수출 통제조치를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요소수 대란' 당시와 같은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일부 화학비료업체에서 물량 축소 방침을 밝혔지만, 아직까지는 비료용에 국한할 뿐 차량용 수입에 대한 특이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8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 화학비료 업체는 중국 내 공급물량의 보장을 위해 비료용 요소 수출물량 축소 방침을 발표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비료용 요소의 수출 통제조치를 공식화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요소는 크게 차량용과 선박용, 산업용, 농업용으로 분류하는데, 지난 2021년 소위 '요소수 대란' 당시 문제가 된 것은 차량용 요소였다.
정부는 업계 대상 점검 결과 최근 국내 수입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 차량용 요소 수입을 하는 데는 별다른 특이동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 차량용 요소의 국내 재고수준은 60일 정도 사용이 가능한 양을 비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1위인 롯데정밀화학 등 5개 민간기업의 보유량이 6822톤(45일 수준), 조달청 비축량이 3000톤(15일 수준)이다.
정부는 문제가 될 비료용 요소의 경우 수입다변화가 이뤄지고, 가격도 하향 안정화 추세로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카타르와 사우디에서의 수입 비중이 각각 41%, 10% 등으로 높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지난 2021년 65%에서 올해 17%까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원자재 확보 측면에서도 국내 비료용 요소 연간 소요량인 38만6000톤 중 이미 77.4%(29만9000톤)를 확보한 상황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연말까지 소용량의 100% 수입도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조치가 다시 현실화할 경우를 대비해 국내 요소 관련업계와 중국 내 동향 및 대응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지난 '요소수 대란' 당시와 같이 사재기 움직임 등 또다시 사회혼란이 발생하지 않겠냐는 우려에 강종석 기재부 경제안보공급망기획단 부단장은 "(이번에) 문제가 되는 건 비료용 요소"라며 "차량용 요소는 전혀 문제가 안 되고 있어서 그런 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부터 차량용 요소의 대(對)중국 수입 비중은 90%였다. 그러다 2022년에 72%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90%로 올라간 상황"이라며 이번 수출 통제조치가 차량용 등 전 품목으로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선 우려했다.
강 부단장은 그러면서도 "현재는 중국과도 굉장히 안정적으로 관계가 돼 있어서 과거와 같은 포괄적인 수출 제한 조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요소수는 흰 결정체인 요소에 물을 섞은 제품이다. 국내 업체가 요소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건 공정상 경제성이 낮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중국과 같은 세계 최대 요소 생산업체들로부터 요소를 들여와 요소수를 만든다. 요소는 요소함량에 따라 차량용, 선박용, 산업용, 농업용으로 분류하는데, 지난 2021년 소위 요소수 대란은 차량용에서 비롯됐다.
SCR 장착 경유(디젤) 차량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90% 이상 차량용 요소 수입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은 89.3%다. 2021년 71.2%에서 지난해 66.5%까지 떨어졌지만, 중국산 요소의 가격 경쟁력 우위로 국내 업체들은 다시 중국을 택하고 있는 형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민간업체까지 포함, 관련 동향과 수급상황 점검을 위한 회의를 (오늘) 했다"면서 "(중국 조치에 따른) 향후 기민한 대응을 위한 공급망 다변화 등 논의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국내 가격 급등에 따라 일부 중국내 생산업체에 요소의 해외 수출 중단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주요 비료 제조업체들은 정부의 명령에 따라 이달 초부터 신규 수출 계약 체결을 중단했다.
장저우 상품거래소의 요소 선물 가격은 6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7주 동안 거의 50% 급등했고, 그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요소 가격 급등은 중국의 재고 감소와 수출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극한 기후 때문에 상반기에 콩이나 옥수수와 같은 작품에 대한 사용량이 늘었다.
중국은 세계 최고의 요소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 글로벌 공급이 줄어 세계 가격을 끌어올릴 우려가 있다. 인도, 한국, 미얀마 그리고 호주가 중국으로부터 요소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들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요소와 요소수 품귀현상을 겪은 바 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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