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임단협 '리스크'…하반기 실적에 '빨간불'
기아 노조, 전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
원점으로 돌아간 르노코리아 노사 이견 확인만
파업 가시권에 든 車업계, 하반기 생산차질 불가피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완성차 업계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좀처럼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사 모두 추석 연휴 전 협상을 끝낸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협상 테이블에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전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13일과 14일 이틀간 전 조합원 4시간 부분 파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파업과 별도로 교섭은 계속할 방침이다.
노사는 6월1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21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기본급 인상 규모를 포함한 다수 요구안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5일과 7일 교섭에서 임금 관련 제시안을 냈지만 노조는 "번 만큼 제시해야할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이 오는 12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임금 관련 추가 제시와 함께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등에 대한 제시안을 지켜본 뒤 파업 강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만약 이틀간 부분파업에도 추가 제시안에 진척이 없을 경우 중앙쟁대위를 다시 열어 추가 파업을 확정한다.
올해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주식 포함),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 만 64세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해까지 코로나19, 한일 경제 갈등을 고려해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했으나 올해는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기아 쟁의행위 찬반투표, 실제 파업까지 '미지수'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교섭 조정 정지 결정이 내려지고 조합원 투표가 찬성표 다수로 가결될 경우 노조는 합법적 파업을 할 수 있다. 투표 방식은 현장 투표로 진행되며 결과는 투표 종료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홍진성 노조지부장은 최근 노조지를 통해 "압도적인 찬성으로 사측에게 조합원 분노를 보여주자"고 밝혔다.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동일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주식 포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별도 요구안에는 신규 인원 충원과 주 4일제 등을 담았다. 다만 찬반 투표에서 가결이 결정되더라도 파업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노조는 쟁의권을 카드 삼아 사측과 교섭에 나설 방침이다.
'흑자전환'해도…한국GM 노조 3년 만에 파업 나설까
노사는 지난 6월 22일 상견례 이후 총 17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흑자로 전환한 것을 고려해 18만4900원 인상, 성과급 1800만원, 가족행복지원비 10만원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지난 7일 4차 제시안으로 기본급 6만5000원 인상, 타결 일시금 900만원, 조립수당 6만3000원 인상 등을 내놓았다.
노사 교섭이 타결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지난달 23일과 24일 양일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인 85.9%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다만 오는 11일 사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을 교섭에 응하겠다며 창구를 열어놓은 상태다.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사도 힘겨운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지난 7월 19일 국내 5개사 완성차기업 중 처음으로 무분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일부 조합원들의 반대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소수 노조인 금속노조 르노코리아자동차지회에서 무더기 반대표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 타결 일시금 250만원, 생산성 격려금 약 100만원, 노사화합 비즈포인트 2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노사는 하계휴가 후 교섭을 재개했으나 임금 인상안 등을 두고 밀고 당기기를 벌이고 있다.
업계에선 교섭 갈등이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하반기 생산 차질 피해를 물론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파업은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완성차 5개사의 글로벌 판매는 소폭 증가했으나 내수 판매는 현대차·기아만 늘었고 중견 3사는 모두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는 판매 둔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차의 올 1~8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4만6508대로 전년보다 8% 증가에 그쳤다. 기아 역시 국내에서 3만4756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1.6% 증가율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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