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주 협력 땐 중국 희토류 독점 견제할 수 있다”

이동수 2023. 9. 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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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호주 AKBC 연례회의 개최
양국 정·재계 인사 200여명 참석
방위·핵심광물·수소 등 협력 논의

한국과 호주의 경제협력의 상징이자 양국 산업교류를 견인해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이하 경협위)가 8일 ‘제44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연례회의’를 개최했다. 한·호주 경협위 회의가 한국서 개최하는 것은 지난 2018년 부산에서 열린 이후 5년만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호주 AKBC(호·한 경협위)는 이날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서 44차 회의를 공동 개최했다. 
한·호주 경제협력위원장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8일 서울 서초구 JW매리어트에서 열린 제44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연례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회의에는 양국 산업계 관계자 약 200여명이 참석해 경협위 개최 이래 최대 참석인원을 기록했다. 한국 측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한·호 경협위 위원장), 한기호 의원(한·호주 의원친선협회 회장), 배상근 전경련 전무를 비롯해 GS건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세대 호주연구센터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호주에선 존 워커 AKBC 위원장, 로저 쿡 서호주 주(州)총리,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를 비롯해 필바라 미네랄스, GFG 얼라이언스 등 현지 주요기업들이 참석했다. 쿡 총리는 최 회장의 특별초청으로 참석했다.

최 회장은 개회사에서 “호주는 신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첨단기술 연구, 국가안보, 먹거리, 친환경 소재 등 우리 일상과 맞닿은 모든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할 수 있는 국가”라며 “실제로 국가 간 협력단계까지 가는 것은 기술격차나 사회문화적 환경 차이로 쉽지 않지만, 한국과 호주는 자원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단계에서 협력이 가능한 사이” 강조했다.

워커 위원장은 “호주의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자, 세 번째로 큰 수출시장인 한국은 자원과 기술이라는 양국 간 상호보완적인 장점을 기반으로 미래 첨단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탈산소 문제에 함께 직면하면서도 전통적 협력관계에서도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존 워커 AKBC(호·한 경협위) 위원장이 8일 서울 서초구 JW매리어트에서 열린 제44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연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쿡 총리는 특별사를 통해 “서호주는 6·25 전쟁 참전 이후 한국과 혈맹을 맺고 전분야에서 밀접한 관계를 이어왔다”며 최근 포스코그룹이 제막식에 참석한 서호주 킹스파크 한국전 참전비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 “포스코그룹이 추진중인 HBI, 이차전지소재, 수소사업 분야에서 서호주와 한국 기업들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경협위에서는 ‘한·호 협력을 통한 혁신적 미래 탐색’을 주제로 첨단기술 연구개발(R&D) 협력, 핵심광물, 방위‧항공우주, 식품 및 바이오, 청정에너지(수소) 등 5개 분야에 대한 양국 협력방안이 논의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강진원 박사는 첨단기술 연구개발 협력과 관련해 “우리나라 연구개발 협력은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2010년경 이후 일본과의 협력 비중은 줄어들고 중국과 호주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한국과 호주가 연구협력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상호 강점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차전지 등 친환경배터리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광물 협력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호주 광물 탐사 기업 아라푸라의 개빈 로키어는 호주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놀란스 희토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어 “호주와 한국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면 현재 중국이 전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 자원의 친환경적이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한·호주 경제협력위원장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과 존 워커 AKBC(호·한 경협위) 위원장(왼쪽 여섯 번째) 주요 내빈들이 8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44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빌 패터슨 AKBC 디렉터,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 로저 쿡 서호주 주(州)총리, 최 회장, 워커 위원장,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 전경련 제공
포스코홀딩스 이경섭 전무는 “친환경 핵심산업인 이차전지의 공급망 구축의 골든타임을 향후 3년”이라며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와 CRMA(EU핵심원자재법) 등으로 중국을 제외한 배터리 공급망 구축 협력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한국과 호주가 협력하여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선 K-한류 등 한국문화의 인기가 양국 협력관계에 새로운 흐름을 불어넣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CJ제일제당 차유진 오세아니아법인장은 “최근 식품,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문화 콘텐츠가 호주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한국 기업들의 현지 사업 확장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와 한국의 무역규모는 지난해 기준 636억82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대(對)호주 투자규모도 14억9400만달러에 달한다. 둘 모두 지난 2019년 대비 각각 2배씩 늘어난 수치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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