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 항구 통해 곡물 수출 시작”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 선언으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길이 막힌 우크라이나가 크로아티아 항구를 통해 곡물 수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키이우 인디펜던트와 CNN 보도에 따르면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경제개발통상부 장관은 이날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3개 바다 이니셔티브(Three Seas Initiative)’ 정상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3개 바다 이니셔티브는 발트해·흑해·아드리아해 등 유럽 3개 바다와 인접한 12개 국가들의 협의체다.
스비리덴코 장관은 “러시아가 흑해 연안 우크라이나 곡물 인프라 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계속하고 있어 곡물 수출을 크게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곡물은 이미 크로아티아 항구를 통해 수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비록 틈새 무역로이긴 하지만 이미 인기가 높다”면서 “우리는 (해당 경로를) 개발해 운송 통로로써 가능성을 확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 경로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이 얼마나 수출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7월 흑해 항로를 오가는 선박의 안전한 운항을 보장해온 흑해곡물협정 중단을 선언했다. 기존에는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흑해의 안전 회랑을 통과한 뒤 튀르키예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해 전세계로 수출됐다.
협정 중단 이후 우크라이나는 곡물 수출을 위한 대체 항로를 모색해 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크로아티아가 우크라이나에 자국 항구 사용을 제안했고 논의가 진전됐다.
크로아티아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지 않고 직선거리상으로도 수백㎞ 떨어져 있다. 다만 아드리아해와 접해 있어 다뉴브강을 통해 유럽 내륙으로 운송한 곡물을 아드리아해를 거쳐 지중해로 운송할 수 있다.
한편 튀르키예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러시아의 참여 없이 흑해에 ‘곡물 항로’을 운영하겠다는 제안을 튀르키예 정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10일 러시아의 흑해 봉쇄 시도로 흑해 항만에 발이 묶인 민간 선박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임시 인도주의 항로를 개설해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실 보드나르 대사는 이 임시 항로 개설 이후 4척의 민간 화물선이 이곳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들은 군사적 목적이 없음을 알리는 방송을 하며 운항했다. 다만 러시아는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의 흑해 인도주의 항로를 존중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 해군도 “기뢰와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따른 위험은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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