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중협력 물꼬트고 북 제재 동참 압박…엑스포 외교
9개 국가와 양자회담…2030 부산 엑스포 지지 호소
(자카르타·서울=뉴스1) 나연준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동안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강조하며 북핵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지역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도 중국과는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에 뜻을 모으는 등 관계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떠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 뉴델리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3박4일간 인도네시아에 머무르며 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후 처음 열린 다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확고한 한미일 공조를 발판 삼아 인태 지역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메시지를 냈다. 메시지를 관통하는 핵심은 '규범을 기반으로 한 세계질서'였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EAS에서 "북한 핵·미사일 개발은 중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세계평화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회의에 참석한 모든 국가를 겨냥하고 타격할 수 있는 실존적 위협"이라며 특히 중국, 러시아 등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전쟁, 미얀마 국내 군사 쿠데타 등에 대해서도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을 말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역할론'을 내세우면서도 한중 협력의 물꼬를 텄다. 7일 윤 대통령은 중국 리창 총리와 51분간 회담을 갖고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대해 뜻을 모았다.
양측 모두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는 함께했지만 윤 대통령은 중국이 북핵 문제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해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 달라"며 "북한이 한중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협력하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이 북핵 해결에 앞장서지 않으면 "한미일 협력체계는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견고한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경제, 안보 등의 이유로 '북중러' 체제로 묶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이 전쟁 중인 러시아에 협력할 경우 유럽과의 관계마저도 파탄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중국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1호 영업사원'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필리핀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고, 인도네시아와 핵심광물, 원전, 모빌리티 사업 협력의 발판을 만들며 신 수출 시장 개척에 나섰다. 또한 윤 대통령은 다양한 국가 정상들과 교류하며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7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필리핀 간 FTA를 체결했다. 이미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과 FTA를 맺고 있던 한국은 아세안 시장의 91%에 달하는 FTA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이번 FTA로 인해 일본이 주도하고 있던 필리핀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산 자동차는 FTA 발효 후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자동차 부품,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등에 대해서도 최대 5년 내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내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와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안보·경제·방산·인적교류·시장진출 등 양국 협력 분야를 한 단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8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농업기계화 및 농업기반시설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기술약정 △전기차 생태계 조성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산업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할랄식품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4건의 서명문서와 △지식재산분야 포괄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특허우선심사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2건의 별도 문건을 체결했다.
또한 양국은 방산 파트너십도 한층 더 심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KF21·IF-X)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한 정상 차원의 공동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기업인들과 함께했던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원전·모빌리티·핵심광물·자원재활용·전력 및 청정에너지·산업·보건 및 정책 등 분야에서 총 1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외에도 쿡제도, 캐나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라오스 등과도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간의 협력을 다지고 여러 정상들에게 2030 부산 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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