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공포…달러당 7.5위안·150엔 곧 뚫리나

김정남 2023. 9. 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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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나홀로 강세에 대다수 통화들 약세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킹달러’ 공포가 성큼 다가왔다. 미국의 나홀로 성장세를 등에 업고 달러화 가치가 연중 최고점에 근접했다. 이에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가치가 연일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는 한국 원화 가치까지 더 떨어뜨릴 수 있는 재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진=AFP 제공)

달러인덱스 115대 ‘킹달러’ 오나

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간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05.07까지 치솟으며 지난 3월 초 이후 6개월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실상 연중 최고점에 근접한 것이다. 딱 1년 전인 지난해 9월 당시 달러인덱스 115에 육박한 킹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두 달 전 100을 밑돌았다가 5% 이상 급등했다.

달러화 가치가 강해지는 것은 나머지 국가들보다 미국의 성장세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간밤 나온 고용 지표는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다는 점을 방증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 대비 1만3000명 감소한 21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이후 가장 적다. 월가 전망치(23만명) 역시 밑돌았다. BMO 캐피털의 이언 린젠 전략가는 “견조한 고용 지표가 노동시장이 당분간 회복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인식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GDP 나우’는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기준) 전망치를 5.6%로 상향 조정했다. 잠재성장률을 훨씬 웃돈다. GDP 나우는 대표적인 경제 예상 모델로 새로운 지표가 나올 때마다 수정한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트 저클스 전략가는 “현재 미국 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탄력적”이라며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정세가 갑자기 요동치는 것도 안전한 달러화로 돈이 몰리고 있는 이유다. 조만간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더 나아가 북중러 정상회담까지 현실화한다면, 이는 달러화 가치를 더 띄우는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달러당 7.5위안·150엔 곧 뚫리나

강달러 현상으로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들의 통화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중국이 가장 대표적이다. 간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7.3612까지 오르면서(달러화 강세·위안화 약세) 역외에서 위안화를 처음 거래한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환율을 7.2150위안으로 발표하면서 위안화 방어 의지를 보였으나, 역내 달러·위안 환율은 7.3467위안까지 급등했다. 달러당 7.4위안 안팎 수준이면 중국 당국의 개입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당분간 추세적인 약세 국면을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일단 7.5위안은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8위안 전망도 있다. 역내 달러·위안 환율은 과거 8위안 위에서 움직였다가 2005년 관리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주로 7위안 아래에 머물렀다. 현재 7.3위안대로 빠르게 올라온 만큼 8위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엔화 역시 마찬가지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면서, 미일 금리 차에 따른 엔화 매도세가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달러화 강세·엔화 약세). 연중 최고점 수준이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 동향을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미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기류다. JP모건체이스가 제시한 내년 달러·엔 환율은 155엔 정도다. 중국과 일본 외에 한국 원화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가치로 떨어져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30원대를 계속 웃돌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를 보면, 7월 이후 달러화가 상승세를 탄 뒤 대다수 통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경우 두 자릿수 이상 떨어지고 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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