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친분에 따라 충동 경영” 내부 고발

정미하 기자 2023. 9. 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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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이 지난 7월 복원된 것은 일론 머스크 트위터 소유주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와의 개인적 친분이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이외에도 자신이 올린 게시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수십 명의 엔지니어를 모아 자기 게시물이 가장 눈에 띄게 만드는 등 X를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카니예 웨스트는 올해 초, 그의 친구 머스크에 연락해 ‘트위터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부탁했다”며 “머스크는 7월,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린다 야카리노와 협의해 웨스트의 계정을 복구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주말 동안 일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WSJ는 “머스크는 논란이 된 사람들의 계정을 개인적인 친분을 이유로 복원하고, 종종 이를 두고 임원들과 불화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트위터는 머스크가 소유하기 전까지 회사 전체의 검토 없이 특정인의 계정을 복원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에는 머스크가 개인적으로 콘텐츠 관련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엑스(X) 소유자 겸 최고기술책임자 뒤로 엑스 로고가 보인다. / AP 연합뉴스

웨스트 계정은 지난 7월 29일 복원됐다. 지난해 12월 초 계정이 정지된 지 8개월 만이다. 웨스트는 ‘힙합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 칭송받아 온 사람이다. 하지만 웨스트는 지난해 12월 1일 극우 음모론자인 알렉스 존스와 인터뷰에서 나치 및 히틀러에 대해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세울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히틀러와 나치에게도 좋은 점이 있다. 나치를 일방적으로 질타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하면 논란을 일으켰고 트위터 계정이 정지됐다. 하지만 웨스트 계정 복원이 머스크와 웨스트의 친분으로 인해 이뤄졌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머스크가 개인 친분에 기반해 이뤄진 결정은 또 있다. 머스크의 친구이자 벤처투자자인 마크 안드레센은 트위터가 자신이 관심 없는 게시물을 너무 많이 표시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이에 머스크가 엔지니어들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했고, X는 안드레센 등 다른 유명 사용자가 자신이 팔로우하지 않는 사용자의 콘텐츠를 덜 볼 수 있도록 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X는 머스크와 야카리노 CEO가 온라인 게시물에 대해 회사 내 신뢰 및 안전 부서의 결정을 공동으로 감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현직 직원들은 “머스크가 종종 직접 결정을 내리곤 한다”며 “야카리노 CEO가 X에 합류한 이후에도 머스크의 경영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여기다 관리자들은 여전히 엔지니어링과 플랫폼에 표시되는 콘텐츠에 대한 주요 결정에 대해 머스크의 승인을 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야카리노 CEO는 머스크의 콘텐츠 규칙 변경에 대한 우려 때문에 X를 떠난 광고주의 신뢰를 다시 찾는 것에 집중돼 있다.

과거 트위터가 공동창립자이자 전 CEO인 잭 도시 아래에서 운영될 때는 전 세계 수백 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신뢰 및 안전팀이 콘텐츠 관련 규칙을 만들고 시행하는 일을 담당했다. 여러 사람이 콘텐츠와 관련된 업무에 동의해야 관련 업무가 수행되는 구조였던 셈이다. 이로 인해 결정이 더디게 이뤄지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머스크의 경영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과거에는 X 콘텐츠 정책이 너무 제한적이었으나, 이를 머스크가 수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머스크가 과거 트위터 경영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적은 수의 직원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머스크의 경영이 주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은 이어진다. 트위터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던 피터 클로우스는 머스크의 비전 부족에 환멸을 느끼고 회사를 떠났다. 그는 “머스크의 접근 방식은 매우 주관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직원은 “머스크가 대부분의 결정을 자신의 직감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머스크는 지난 4월 기준 약 8000명이었던 직원이 1500명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를 반영하듯 신뢰 및 안전팀 규모가 축소됐다. 또한 머스크는 괴롭힘, 학대 등에 대해 조언을 제공하던 약 100개 자원봉사단체로 구성된 ‘신뢰 및 안전 위원회’를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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