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바지 입고 경차로 반찬 배달... 앗, 전직 회장님이시네

이가영 기자 2023. 9. 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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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두산그룹에서 떠난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 전 회장 페이스북

2021년 두산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자신의 경차를 자랑하며 ‘대한민국에서 만든 자동차 중 최고’라고 했다.

박 전 회장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아자동차에서 출시한 경차 ‘레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박 전 회장은 고무줄 바지를 입고, 장갑을 낀 편안한 모습이다.

박 전 회장은 레이에 관해 “골목길이 비좁고 주차도 아주 어려운 동네를 다녀도 걱정이 없다”며 “주방서 만든 반찬을 배달하느라 레이를 탈 때마다 감탄에 감탄을 한다”고 했다. 이어 “소형차지만 실내가 워낙 넓고 천정이 높아 아주 쾌적하고, 짐이 한없이 들어간다”며 “게다가 뒷문 중 하나는 슬라이딩 도어라 좁은 골목에서 차를 타고 내리는 데에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는 “전자장치나 편의 장치들도 꼭 필요한 건 다 있고,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만 없다”며 “불법이지만 할 수 없이 이 차에 9명이 타고 산비탈을 올라간 적도 있다”고 했다. 박 전 회장은 2011년에 첫 출시된 레이를 세 대째 사서 운행 중이라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만든 자동차 중 정말 칭찬받고, 상 받아야 하는 차가 레이”라며 “우리나라 환경에 가장 필요한 차를 참 안성맞춤으로 잘 만들었다”고 했다.

박용만 전 회장이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 '같이 있는 길'을 통해 도시락을 배달하고, 음식 재료를 손질하고 있다. /박 전 회장 페이스북

박 전 회장은 두산그룹을 떠난 후 본인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을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소외계층 구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재단은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상생을 실현하고자 2015년 설립됐다. 2020년부터 동대문 인근 지역의 소외계층에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이전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도시락에 들어갈 재료를 손질하는 모습, 비오는 날에도 도시락을 배달하는 모습 등을 공개했다.

박 전 회장은 박승직 두산 창업주의 손자이며 박두병 초대회장의 5남이다. 형제 경영 전통에 따라 박용현 전 회장의 후임으로 두산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2021년 11월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직과 그룹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두산그룹 경영 일선에서 모두 물러난 뒤 지난해 3월 두 아들(박서원 전 오리콤 부사장, 박재원 전 두산중공업 상무)과 함께 보유하던 주식을 전량 매각하고 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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