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 느림의 미학, 민희진 포착하다…"첫 솔로에 본연의 색 담았죠"
팝 R&B 기반 음반…"발성 연습도 처음부터 다시 해"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고민을 많이 했어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정말 열심히 만들었어요. 제가 원체 욕심이 없는 편인데 이번엔 욕심을 냈어요. '레이오버'엔 제 취향이 100% 반영됐어요. 저를 찾아가는 거였어요. '뷔에게 이런 모습도 있네'라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뷔(V·김태형)가 8일 오후 1시(이하 한국시간) 전 세계에 첫 솔로 앨범 '레이오버(Layover)'를 공개했다. 뷔가 그동안 방탄소년단 앨범에 수록된 솔로곡을 비롯해 무료 음원 형태로 공개된 자작곡, 드라마 OST 등을 발매했으나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솔로 앨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로 무대 위에서 주로 화려한 모습을 보여준 뷔는 이번 앨범에선 그런 지점을 덜어냈다. 뷔는 이날 빅히트 뮤직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저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본연의 색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면서 "발성 연습도 처음부터 다시 하면서 스스로 깨달았어요. 부족한 점을 채워습니다. 좋아하는 거, 잘하는 걸 더 싹 담았다"고 했다.
특히 이번 앨범은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를 발굴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총괄 프로듀서로 나서 화제가 됐다. 민 대표는 음악 제작자 중에서도 가장 음악을 다양하게 듣는 걸로 유명하다. R&B 팝도 그녀가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인데 이번 뷔의 음반 역시 R&B 팝을 기반으로 삼았다.
뷔는 "민희진 프로듀서님과 함께 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호흡이 잘 맞았어요. 솔로 앨범에선 제 취향, 감성을 잘 녹이고 싶어서 제 감성을 극대화해줄 분을 찾고 있었거든요. 그러던 중에 민 프로듀서님이 떠올라 먼저 연락을 드렸고 결과적으로 무척 멋진 앨범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민 프로듀서와는 세심하게 의견을 공유했다. "민 프로듀서님과 같이 협업할 땐 억지로 맞춰야 한다는 느낌보다 서로가 너무 좋아서 하는 느낌으로 적극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면서 "제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이야기를 했고 그걸 적극 반영해주셨다고 했다"고 흡족해했다.
무대 위에서 날렵한 뷔는 평소 말과 행동 등이 다소 느린 편이다. 누군가는 단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민 프로듀서는 그걸 뷔만의 특질로 파악하고 '느림의 미학'으로 승화시켰다. 뷔는 "민 프로듀서님이 느림을 저만의 특색으로 잡아줬어요. 그래서 하고 싶어했던 음악이 잘 나온 거 같다"고 했다.
앨범 제목인 '레이오버'는 '경유하다'라는 뜻이다. 중간에 잠시 쉬어가면서 지난 길을 돌아보고 최종 목적지를 되새기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전했다.
뷔는 "경유할 때마다 기분은 다르지만 목적지에 가기 전 잠시 쉬면서 잘 가고 있는 건지 돌아보고 싶었다"면서 "제 솔로음반이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절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했어요"라고 했다. 무엇보다 잘하는 거, 좋아하는 거를 하면서 목적지까지 직항이 아니라 차곡 차곡 환승하거나 쉬어가고 싶었다는 마음이다. 뷔는 "소박하지만 진실함 마음"이라고 부연했다.
앨범엔 타이틀곡 '슬로 댄싱(Slow Dancing)'을 비롯해 선공개곡 '레이니 데이즈(Rainy Days)', '러브 미 어게인(Love Me Again)'과 '블루(Blue)', '포 어스(For Us)', 보너스 트랙인 '슬로 댄싱(Slow Dancing)(Piano Ver.)' 등 총 6곡이 살렸다. 팝 R&B 위에 재즈, 가스펠 등의 요소를 넣어 다양한 사운드를 만들었고 무엇보다 느긋한 기분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슬로 댄싱'의 경우 후반부에 플루트 소리를 넣어 자유롭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뷔는 "'슬로 댄싱'을 타이틀곡으로 고른 이유는 아미 분들이 가장 좋아하실 거 같았기 때문"이라면서 "맨 처음엔 피아노 버전으로 (타이틀곡을 하려고) 했다가 플루트 버전이 중간에 태어나면서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음반의 특징은 보너스 트랙을 제외한 전곡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총 5편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앨범 발매에 앞서 '레이니 데이즈', '러브 미 어게인'의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했다. 동굴에서 촬영돼 신비로운 분위기를 띠는 '러브 미 어게인'의 뮤직비디오에서는 뷔의 깊은 눈빛과 몽환적인 음색이 돋보였다. '레이니 데이즈' 뮤직비디오는 홀로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뷔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았다. '블루' 뮤직비디오는 흑백 처리된 화면으로, 어딘가 진지해 보이는 뷔의 모습을 담았다.
무엇보다 '슬로 댄싱' 뮤직비디오는 스페인 마요르카 해변에서 촬영돼 장면이 바뀔 때마다 이색 풍경이 펼쳐진다. 이상과 현실을 오가며 전개되는 뷔의 자전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이야기라고 빅히트 뮤직은 전했다.
뷔는 "뮤직비디오를 이렇게 제작한 경험은 저도 처음이라 특별한 기억"이라며 "찍을 때 신나게 했는데 완성된 걸 보니까 성취감이 들고 뿌듯했다"고 만족해했다. "제가 음악을 만들 때 이미지가 떠오르면 좋겠다는 말씀을 전한 적이 있어요. 음악을 들을 때 상상하는 걸 구현할 수 있어서 좋죠. 곡마다 뮤직비디오가 있어 아미 분들도 상상하기 편하실 거 같아요."
뷔는 특히 이번 앨범을 멋지게 준비한 만큼 아미에게 하루 빨리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가장 편하고 자신 있는 앨범을 여러분께 전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뷔의 특별한 무대도 많이 준비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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