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은 무슨요"…한국서 등단 40년 축하받은 중국 작가 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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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 중인 소설이 두 개 있는데 모두 코로나19에 걸리는 바람에 쓰다가 중단한 상태지요. 집중력이 떨어지고 밤에 잠도 잘 못 잡니다. 그중에 길지 않은 하나는 코믹한 내용인데 내 작품 주인공들이 대부분 고단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어서, 거기서 좀 벗어나 보려 쓰기 시작했어요."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위화(余華·63)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12월 코로나19에 걸린 이후로 쓰던 작품을 모두 중단할 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도 기자회견 내내 시종 농담을 섞어 얘기하는 등 유쾌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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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걸린 뒤로 집필 차질…중국 가면 다시 힘내서 쓰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집필 중인 소설이 두 개 있는데 모두 코로나19에 걸리는 바람에 쓰다가 중단한 상태지요. 집중력이 떨어지고 밤에 잠도 잘 못 잡니다. 그중에 길지 않은 하나는 코믹한 내용인데 내 작품 주인공들이 대부분 고단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어서, 거기서 좀 벗어나 보려 쓰기 시작했어요."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위화(余華·63)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12월 코로나19에 걸린 이후로 쓰던 작품을 모두 중단할 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도 기자회견 내내 시종 농담을 섞어 얘기하는 등 유쾌한 모습이었다.
위화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온 출판사 푸른숲은 서울국제작가축제 참석차 내한한 작가를 위해 서울 종로구에서 등단 4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위화는 이날 저녁 서울 노들섬에서 개막하는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 개막 강연과 대담 등으로 국내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작가는 그동안 썼던 작품들이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사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다면 현재 쓰고 있는 짤막한 작품을 통해서는 코믹하고 유쾌한 삶의 단면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쓰고 있는 다른 한 작품에는 역시 고단한 인생의 주인공이 나오냐고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듯 "그렇다"며 웃어 보였다.
위화는 2012년 중국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모옌, 옌롄커와 함께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꼽힌다. 1993년 발표한 대표작 '인생'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몰락한 지주의 기구한 인생을 통해 중국 혁명기의 잔인했던 사회적 풍파와 절망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주인공의 숭고한 희망을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2천만부 넘게 팔렸다. 이 소설은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져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기도 했다.
푸른숲은 작가의 등단 40주년을 맞아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의 개정판을 이번에 새로 내놓기도 했다.
"등단 40주년인지도 몰랐어요. 푸른숲에서 알려줘서 알았습니다. 중국에선 이런 행사를 하면 '혹시 작가가 세상을 떴나'라고 생각할 거예요. 나중에 등단 80주년을 하게 되면 그때도 한국 와서 하려고 합니다. 하하"
한국에선 피를 팔아서라도 가족을 부양하는 허삼관의 가난한 삶을 통해 가족 간의 지극한 사랑을 그린 '허삼관 매혈기'가 대표작 '인생'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다. 1998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 작품은 지금까지 25만부가 팔려나갔고, 배우 하정우의 연출 겸 주연으로 2015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 영화는 중국에서 해적판으로 봤어요. 하정우 감독이 그 부분에 화를 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웃음). 문화적 차이 때문에 쉽지 않았을 텐데 내용을 한국적으로 바꿔서 잘 만들었더군요."
40년 작가 인생을 돌아본 소회를 묻자 그는 "돌이켜보면 작품이 많지 않아서 그다지 노력하는 작가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중국에 돌아가면 더 힘을 내 작품을 써봐야겠다"고 했다.
한국 작가 중에는 이문열과 친분이 있다고 한다. 1998년 이탈리아의 한 문학 행사에서 처음 만나 대화가 잘 통했다고. 이후 호주에서도 만나 교류한 적이 있지만 정작 한국에 와서는 서로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이문열은 제가 처음 알게 된 한국 작가지요. 매번 한국에 올 때마다 그를 보고 싶었는데 실제 본 적은 없어요. 그가 한국에선 우파인데 제가 방한할 땐 제 주변엔 좌파분들이 많아서(웃음). 중국의 좌파와 우파는 오늘은 싸워도 내일 함께 술을 마시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더군요."
간담회 마지막에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기대감은 없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예의 장난기 어린 천진한 표정으로 답했다.
"네? 제가 한국에서도 상 하나 못 받았는데 무슨 노벨상이에요?"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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