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에 도전장 내민 이통3사 대표…"디지털 혁신" 한목소리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통신사가 빅테크 기업에 도전장을 내민다고 해서 도전장으로 비춰질 지나 모르겠다. 파리 한 마리가 여객기에 부딪히는 것에 불과하지만 도전해야 기업의 존재감이 생길 것이다."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디지털 생태계 주도권 회복을 강조하면서 이동통신 3사의 디지털 혁신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의 '빅테크 도전장'은 KT 뿐만 아니라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공감대를 갖고 있는 생존을 위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통사가 통신서비스 제공에 안주하는 사이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가 통신을 기반으로 여러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디지털 생태계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위기감이 이통 3사 경영진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KT 수장 자격의 첫 대외무대에서 '통신 반성문'을 썼다. 그는 지난 7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최한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통신사가 인프라 제공을 통한 안정적 수익획득에 안주한 것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통신사업자들은 독점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 데 안주했다"며 "그사이 빅테크들은 통신 인프라에 메신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자율주행, 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아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6세대 이동통신(6G)과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디지털 서비스 퍼스트'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통신사 간 협력, 기술혁신 스타트업과 제휴 및 인수·합병(M&A) 추진 등을 통해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헬스케어 등 영역을 선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역시 통신산업 혁신을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고 세계적 통신사와 연합체를 구성하고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 E&, 싱텔이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발족하고, AI 사업 협력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의 주요 골자는 각 사의 핵심 AI 역량을 기반으로 ‘텔코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신규 투자, 공동 R&D 등 분야별 논의를 위한 워킹 그룹을 운영하며 국가별 AI 서비스 개발을 위한 퍼블리싱, 버티컬 서비스 제휴, 마케팅 운영 등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유 대표는 최근 'CEO 타운홀 미팅'에서 "코어 비즈니스인 이동통신과 미디어는 AI 전환은 고사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기존에 전체 시설투자비(CAPEX)의 90%와 인력의 80%가 이동통신 서비스에 투입되고 있는데 이를 AI 서비스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역시 통신에서 플랫폼 기업으로의 사업전환을 선언하고 오는 2027년까지 비통신 매출 40%, 기업가치 12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통신기반 라이프스타일(유독) △놀이(OTT·콘텐츠) △성장케어(아이들나라) △웹 3.0(메타버스·NFT)을 ‘4대 플랫폼’으로 확장시킨다.
황 대표는 기술영역 연구개발과 스타트업 투자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8개 벤처기업에 900억원을 투자했다. 황 대표는 "고객과 만나 이해하는 기회를 플랫폼 회사에 빼앗겨 활로를 찾지 못했다"며 "우리가 하는 방식을 버리고 완전히 새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가입자 유치가 어려울 정도로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성장동력 발굴은 생존전략이 됐다"며 "텔코가 6G 등 주요 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에 과감한 혁신과 투자를 단행하면 빅테크 기업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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