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기자 “돈 거래 알았으면 보도 안했을 것”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김만배씨의 뉴스타파 ‘허위 인터뷰’ 의혹 관련, 김씨를 인터뷰 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뉴스타파 전문위원)으로부터 녹취록을 직접 받아 기사로 보도한 뉴스타파 기자가 신 전 위원장과 김씨의 돈 거래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면 해당 보도를 안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뉴스타파 스스로도 금전 거래가 얽혀 있는 김만배씨 인터뷰 내용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씨와 인터뷰를 하고 5일 뒤 김씨로부터 1억 65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허위 인터뷰 대가로 보고 신 전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작년 대선 사흘 전인 3월 6일 신 전 위원장으로부터 6개월 전 녹취된 김만배씨와의 인터뷰 녹취록을 건네 받아 직접 보도한 뉴스타파 한모 기자는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돈 거래 사실을 사전에 알았더라면 “(보도를) 못한다. 안한다”고 했다.
해당 기자는 진행자가 “아무튼 돈이 오간 게 팩트고 이걸 전제로 한다면 당시 두 사람 대화 내용의 신빙성은 탄핵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묻자 “보도한 당사자로서 얘기한다면 만약 제가 이 녹음 파일을 받았는데 이미 한 6개월쯤 전에 이 녹음 파일이 만들어진 직후 신학림씨가 돈을 받았다, 그게 아무리 정상적인 거래라고 주장하더라도 (돈을) 받았다고 그러면 제가 보도했겠느냐. 제가 정신병자가 아닌데”라고 했다. 돈 거래가 얽힌 인터뷰 내용의 신빙성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진행자가 “그때는 보도를 할 수가 없는 거겠죠”라고 질문하자 해당 기자는 “못한다. 안한다”고 했다. 뉴스타파는 지금도 보도 당시 김만배씨와 신학림씨 사이의 돈 거래 사실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인데, 그걸 미리 알았다면 보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사실상 허위 인터뷰를 인정하는 자승자박 발언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검찰에 따르면 신학림 전 위원장은 한국일보 계열사 선후배 사이로 잘 알고 지내던 김만배씨를 2021년 9월 15일 만나 인터뷰했다. 본지를 비롯해 당시 대장동 이슈가 중앙 언론에서 처음 이슈화 된 것은 9월 13일부터였다. 그로부터 이틀 뒤 인터뷰가 이뤄진 것이다.
신 전 위원장은 인터뷰 5일 뒤인 9월 20일 김씨로부터 1억 6500만원을 받았다. 신 전 위원장은 자신이 쓴 책 세 권을 김씨가 샀고 책값 명목으로 그 돈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터뷰 당일 날 15년 만에 처음 만났다고 주장하는 두 사람은 책을 샀다는 도서 매매 계약서를 작성하면서는 날짜를 그 시점으로부터 6개월 전인 3월 1일자로 했다. 검찰은 허위 인터뷰의 대가성을 숨기기 위해 날짜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김만배씨는 지난 7일 새벽 구치소에서 석방되면서 10여분간 심야 기자회견을 했는데 유독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말을 더듬으며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김씨는 “책 판매일을 왜 인터뷰 6개월 전으로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이제 그 당시에 그 날짜… 그 부분은 정확하게… 저기,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뉴스타파 측 역시 ‘돈 거래는 돈 거래고 인터뷰 내용 자체의 본질은 달라진 게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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