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도 가려서 해라”…말 잘못했다 날벼락, 중국 유명 女코미디언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9. 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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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쇼핑호스트 이어 코미디언도 수난
‘공동 부유’ 풍자 문제로 당국 조사 받아
잠잠했던 유명인들 단속 강화할 수도
토크쇼에 나와 “가난할 수록 일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가 당국 조사 받은 여성 코미디언 리보. [사진출처 = 바이두]
유명 배우와 쇼핑호스트에 이어 이제 코미디언까지 당국 조사를 받는 처지에 몰렸다.

중국의 한 유명 여성 코미디언이 토크쇼에 나와 “가난할 수록 일을 많이 한다”고 발언을 했다 당국의 감시망에 걸려 들었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 소상천보는 8일 안후이성 허페이시 문화여유국은 전날 “대중의 요구에 따라 모 코미디언의 토크쇼에 대한 법규 위반 사항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문화여유국에 따르면 이 코미디언은 사전 허가 받은 내용과 다른 토크쇼를 진행했다는 것이 이유다.

문화여유국은 “사전 승인을 받아야 티켓을 판매하고 공연할 수 있도록 한 상업성 공연 관리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코미디언은 걸죽한 입담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동북의 유명한 여성 코미디언 리보다.

그는 지난 6월 허페이의 공연장에서 열린 토크쇼에서 “한 도시가 돈이 있는지 없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하면 가난할수록 일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중국 서민들이 “가난할수록 일을 많이 한다”고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청중들은 현실을 풍자한 그의 발언에 공감하며 박장대소했다.

하지만 당국은 이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창해온 ‘공동 부유’를 비꼰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탈세 의혹을 받는 여배우 쑹쭈얼.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시 주석은 2021년 “전체 인민의 정신과 물질생활이 모두 부유한 것”이라고 공동 부유를 정의하면서 개혁 개방 이후 거둔 경제적인 성과를 배분하는 공동 부유로 빈부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난할수록 일을 더 많이 한다’는 리보의 발언은 빈부 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지난 5월에도 코미디언 ‘하우스’가 토크쇼에서 시 주석의 발언을 패러디했다가 퇴출당하고, 그의 소속사는 1470만위안(약 26억7000만원)의 벌금·몰수 처분받았으며, 그에게 토크쇼 무대를 제공한 극장도 10만 위안(약 180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

코미디언들의 수난 소식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농담도 가려 해야 한다”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등 지적이 나왔다. 반면 일각에서는 “풍자와 해학인데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1일에는 중국 유명 여배우로 알려진 쑹쭈얼이 80억원대 세금을 탈세했다는 의혹을 받아 당국에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쑹쭈얼의 소속사 전 직원은 최근 국가 세무총국 홈페이지의 ‘조세 위반행위 신고’란에 실명으로 쑹쭈얼의 탈세 의혹을 신고하면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당시 홍성신문이 전했다.

전 직원은 쑹쭈얼이 4500만 위안(82억원)을 탈세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탈세를 위해 일명 ‘쪼개기’ 계약을 하고 출연료를 개인 계좌로 받는 등의 수법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여배우에 이어 유명 코미디언까지 당국 조사를 받으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연예인·쇼호스트 등 유명인들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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