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10일 만에 내렸지만…기름값 오늘이 제일 싸다?
[앵커]
연일 치솟던 국제 기름값이 하루 사이 주춤했습니다.
하지만, 상승세는 계속될 거란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데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친절한뉴스에서 짚어드립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연일 상승세를 타던 국제유가가 주춤했습니다.
오늘 새벽 마감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의 거래 가격은 배럴당 86.87달러였습니다.
전날보다 0.67달러, 0.8% 하락한 겁니다.
무려 10 거래일 만에 첫 하락이었는데요.
영국 런던 거래소에서는 11월물 브렌트유 선물 종가가 배럴당 89.92달러로 역시 0.68달러 0.8% 하락했습니다.
브렌트유는 7 거래일 연속 상승해 배럴당 90달러대를 넘기도 했는데, 다시 80달러대로 내려온거죠.
최근 기름값이 상승한 건, 주요 산유국들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연장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5일 사우디는 하루 100만 배럴, 러시아는 하루 30만 배럴씩, 올해 말까지 자발적으로 감산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공급이 줄어들 우려에, 다른 산유국 기름까지 포함한 전 세계 기름값이 들썩인 겁니다.
기름값 상승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곳은 주유소죠.
어제 취재진이 서울의 한 주유소를 찾았는데요.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19원, 두 달 새 220원 올랐습니다.
[운전자 : "(기름값이) 2천 원까지 이렇게 갈까 봐. 그러면 너무 부담스럽죠. 필요한 만큼 계속 써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그냥 비싸도 넣는 거죠."]
국내 기름값은 국제 유가와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됩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거래된 기름값의 상승세가 잠시 멈췄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휘발유, 경유 가격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거죠.
기름값이 오르면, 당장 자동차를 모는 운전자들 부담이 커질 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 가격이나,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서비스 가격은 운송 비용이나 전기 같은 공공요금도 들어가죠.
우리 경제 곳곳에서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겁니다.
기업이 물건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상승 압박을 받게 됩니다.
제품값이 오르면,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죠.
소비가 줄어든 만큼 기업의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요.
우리나라, 이제 겨우 경기 부진이 조금 완화되는 분위긴데, 다시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고물가로 인한 가계 소비 여력 약화는 올 4분기 우리 경제에 위험요인으로 꼽힙니다.
우리 경제가 L자형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L자형 침체, 경기가 정점을 지나 하강 국면에 접어든 뒤, 오랜 기간 회복의 기미 없이 , 약세에 머무는 상황을 말합니다.
특히 근원물가, 전기나 공공요금 같은 서비스 물가가 대표적이죠.
한국은행이 물가정책을 세울 때 중요한 기준으로 삼습니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 오름세로 촉발된 근원물가 상승이 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2배 더 오래 지속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물가가 높은 상황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면, 기준금리 내리기도 쉽지 않겠죠.
소비자도 어렵고, 기업도 어렵고, 가정, 기업에서 월급 받는 사람들, 다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겁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1% 대였는데요.
내년 전망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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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목 기자 (o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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