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이브파일' 어디에…개성 사라진 클리스만호

김진엽 기자 2023. 9. 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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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대표팀 첫 승은 또 다음으로 미뤄졌다.

부임 후 5경기 동안 3무 2패에 그치며 클린스만 감독의 첫 승은 연기됐다.

또 다른 영국 매체인 '스카이스포츠'는 "한국은 벤투 감독 시절 16강에 올랐으나,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로는 아직 승리가 없다"고 개성을 잃은 한국 축구를 지적했다.

개성은 사라지고 의미 없는 점유율만 남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13일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챙겨야 할 클린스만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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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전 감독 시절 빌드업 축구 없어
실속 없는 움직임으로 디테일 떨어져
사우디전에선 내용과 결과 다 챙겨야
[서울=뉴시스]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대표팀 첫 승은 또 다음으로 미뤄졌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마저 좋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8일(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 원정으로 웨일스와의 9월 A매치 친선 경기를 치러 0-0으로 비겼다. 부임 후 5경기 동안 3무 2패에 그치며 클린스만 감독의 첫 승은 연기됐다. 참담한 결과만큼이나 경기 내용도 좋지 않다.

한국 축구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 후방부터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스타일을 구사했다. 당시에는 '축구계 변방인 한국에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벤투 감독의 뚝심으로 철학이 이식된 대표팀은 사상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후임자로 클린스만 현 감독을 데려왔지만, 부임 후 단 6개월 만에 그 스타일은 완전히 사라졌다. 중원에서 수적 우위와 볼 점유를 높여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없는 점유율만 가져가면서 실속 없는 움직임만 고수하고 있다.

목적 없는 패스와 전개만 이뤄지니 제대로 상대 진영까지 볼이 가지를 못하고, 혹 가더라도 날카로운 슈팅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만들지 못한다. 세계적인 공격수인 손흥민(토트넘)뿐 아니라 황희찬(울버햄프턴) 등을 보유하고도 아직 승리가 없는 이유다.

클린스만호의 경기력을 본 영국 매체 'BBC'는 한국이 점유율만 높게 기록했을 뿐, 경기력은 웨일스가 더 나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영국 매체인 '스카이스포츠'는 "한국은 벤투 감독 시절 16강에 올랐으나,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로는 아직 승리가 없다"고 개성을 잃은 한국 축구를 지적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 철학이 벤투 감독과 달라 이식 중이라고 변명하기엔 디테일마저 떨어진다. 선수들 미스 포지셔닝이 대표적인 예다.

[서울=뉴시스] 웨일스전에 출전한 이순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클린스만 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1에서 두각을 나타낸 미드필더 이순민을 최초 발탁했다. 이순민은 29세의 나이에 실력을 인정받아 늦깎이 태극전사가 됐다.

이순민은 웨일스전 후반 16분께 황인범(즈베즈다)과 교체돼 데뷔전을 치렀다. 이순민은 중원 어디든 다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지만, 백포 라인 앞에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는 수비형 자원일 때 빛을 보는 선수다.

이에 박용우(알 아인)와 함께 더블 볼란치로 배치돼 번갈아 가면서 2선에 전진하는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대로 황인범의 자리에서 뛰었다.

황인범과 이순민은 강점이 다른 선수인 탓에 대표팀은 허리힘을 잃었고 데뷔전인 이순민은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후반 39분 박용우를 대신해 이동경(울산현대)이 들어가자 그제야 제 옷을 입은 이순민이었다.

[서울=뉴시스] 웨일스전에 출전한 홍현석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현석(헨트)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이날 선발 출격한 그는 4-4-2 포메이션에서 두 번째 '4'의 오른쪽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했다.

홍현석 역시 측면에서도 뛸 수 있지만, 대표팀까지 소집될 만큼의 강점을 보인 위치는 중앙이다. 낯선 자리에서 뛴 그는 특유의 중원 조율 능력 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후반 15분 황희찬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순민, 홍현석 모두 클린스만 감독이 실험을 위한 변칙 기용이었다고 합리화하기엔 부여한 역할들이 모두 어색했다. 그저 감독이 생각한 전술에 적절히 맞는 듯한 선수들을 끼워 넣는 방식에 가까웠다.

21세기 현대 축구에서는 그렇게 끼워 넣고도 선수의 장점이 살아날 수 있게 세부 전술과 동선 등 디테일을 더하는 것이 대세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이번 웨일스전뿐 아니라 부임 후 보여준 모든 경기들에서 그런 점이 부족했다.

개성은 사라지고 의미 없는 점유율만 남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13일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챙겨야 할 클린스만 감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wlsduq1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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