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러설 속…北 "전우애 강화" 러 "다각적 교류 확대"(종합2보)

신정원 기자 2023. 9. 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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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北대사관서 창건 75주년 기념행사
신홍철 대사 "러 주권 수호·국제 정의 노력 지지"
러 국방차관 "북, 한·미 대응 국방력 확보 준비 돼"
러 외무차관 "김정은-푸틴, 북러 관계 강화 큰 관심"
[평양=AP/뉴시스] 북한과 러시아는 7일(현지시간)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를 강화할 의지를 피력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4월25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 2023.09.08.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설이 제기된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가 결속 의지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와 "전우애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고, 러시아는 "북한과 다각도로 교류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타스 통신과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서 북한 정권(9월9일) 75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엔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와 알렉산드로 포민 러시아 국방부 차관,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무차관 등이 참석했다.

신 대사는 행사에서 "우리는 자국의 주권을 수호하고 국제 정의를 달성하기 위해 대의명분에 연대하는 러시아 국민에게 다시 한 번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공동의 적과의 싸움에서 러시아와의 전우애와 단결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러는 오랜 역사와 우호협력 전통을 가진 우호적인 이웃"이라면서 "새로운 시대적 요구와 양국 국민의 공통된 열망, 이익에 맞게 계속 관계를 강화하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신 대사는 "오늘날 한반도는 미국의 잔혹한 대북 적대 정책으로 대결과 긴장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가장 핫한 곳이 되고 있다"면서 미국을 직격했다.

이어 "우리 공화국은 미국과 적대국들의 과격하고 무모한 역내 군사적 증강과 적대적 군사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핵 대 핵'과 정면대결 방침을 줄곧 견지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면서 "한반도와 역내 평화와 안정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러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사항을 일관되게 이행해 전통적인 양국 우호 관계를 한층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것에 대한 북한정부의 변함 없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타스 통신은 덧붙였다.

이 발언은 한미일 밀착 속에 북중러도 결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0~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8차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대신 위성 및 핵추진 잠수함 첨단 기술을 전수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미국은 북한에 무기를 공급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열린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중국 대표단 단장인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 러시아 대표단 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주석단에 올라 있다. 2023.07.28.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 측은 행사에서 북한과 다각적인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은 남한과 미국의 '도발'에 대응할 국방력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포민 러시아 국방부 차관은 "러시아는 양국의 이익에 완전히 부합하는 다각적인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의 전승절인 6.25전쟁 정전 협정 체결일(7월27일) 70주년을 맞아 지난 7월25일~27일 방북했던 것을 상기하면서 "북러 관계 강화에 매우 중요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1991년 소련연방 해체 후 처음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군사협력 확대 방안을 제시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방문을 요청했고, 그러자 쇼이구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역제안했다고 한다.

포민 차관은 또 "북한은 어려움 속에서도 모든 도전과 위협에 맞서고 국방력을 확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잠재적 침략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훈련은 김 위원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다"면서 "올해 8~9월에도 미국과 남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창건 75주년을 맞아 지난 6일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 진수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4일~18일, 30일과 이달 2일에 순항미사일도 발사했다. 지난달 24일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 발사는 실패했다.

보그다노프 차관은 행사에서 "호혜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양국의 공통된 열망"을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양국 관계 강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양국이 실무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열렸다"고 덧붙였다.

보그다노프 차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북한이 미국 등 서방을 같이 비난해 주고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 루간스크, 자포리자, 헤르손)의 러시아 영토 강제 병합을 인정해 준 것에 거듭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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