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술핵공격잠수함' 전격 공개… "적대국 선제·보복 타격" 위협

양은하 기자 2023. 9. 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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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수립' 제75주년 앞두고 진수식 개최… 김정은 참석
북중러 훈련 가시화에 '현대적 해군전력 보유' 과시 평가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6일 열린 잠수함 진수식에 참석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핵무기를 운용할 수 있는 재래식(디젤엔진) 추진 잠수함인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했다며 그 실체를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현대적 해군 전력' 보유를 강조하며 해군 관련 행보를 이어온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를 뒷받침할 무기체계를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한미 등에 대한 위협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제75주년 정권 수립 기념일(9일)을 앞두고 지난 6일 김 총비서 참관 아래 전술핵공격잠수함 제841호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을 개최했다. 김 총비서는 이튿날인 이달 7일 시험항해를 위한 출항을 준비하던 잠수함을 살펴보기도 했다.

김 총비서는 이 잠수함에 대해 "기존 중형 잠수함들을 공격형으로 개조하려는 전술핵잠수함의 '표준형'"이라며 "각이한 위력의 핵투발 수단들을 다량 탑재하고, 임의의 수중에서 적대 국가들을 선제·보복 타격할 수 있는 위협적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북한이 보유한 잠수함 가운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건 고래급 '8·24영웅함' 1척뿐이었다. 이마저도 SLBM용 수직발사관(VLS)이 1문만 탑재돼 있어 시험발사용으로만 사용돼왔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김군옥 영웅함은 대형 4문과 소형 6문 등 총 10문의 VLS가 탑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군옥 영웅함엔 '다수의 SLBM을 운용할 수 있는 북한 최초의 탄도미사일잠수함(SSB)'이란 의미 부여가 가능해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19년 7월 김 총비서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를 시찰했을 당시 '새 잠수함을 건조했다'며 그 외관 일부를 공개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당시 건조 중이던 잠수함의 설계를 일부 변경해 김군옥 영웅함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6일 열린 잠수함 진수식에 참석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이처럼 건조에만 4년 이상 소요된 잠수함을 현 시점에 전격 공개한 건 대북 억제 차원에서 앞으로 정례적으로 실시된 한미일 해상전력의 각종 훈련에 맞서 상대적으로 열세란 평을 듣는 북한의 해군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총비서는 8월 이후 해군 관련 행보를 집중적으로 이어가며 해군력 강화를 부쩍 강조해왔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21일엔 김 총비서의 해군부대 시찰 소식을, 같은 달 29일엔 해군절(8월28일) 계기 해군사령부를 방문 소식을 각각 보도했다. 이달 3일엔 김 총비서가 선박용 엔진 등을 제작하는 북중기계연합기업소를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2주 새 3차례나 해군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김 총비서는 특히 이들 현지 시찰 일정에서 매번 한미일 3국 간 군사연습 계획에 대응하기 위한 해군력 강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김 총비서는 이번 잠수함 진수식에서도 "해군의 핵무장화는 더는 미룰 수도, 늦출 수도 없는 절박한 시대적 과제"라며 해상전력 강화를 주문했다.

김 총비서는 핵공격잠수함이 "지난 수십년간 공화국(북한)에 대한 침략의 상징물"이었다며 "오늘 진수식은 우리가 신형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데 못지않게 우리 적수들에게 부담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북한의 이번 신형 잠수함 공개가 중국·러시아와의 해상 연합훈련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도 제시된다. 우리 국가정보원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7월 방북 때 김 총비서에게 북중러 연합훈련을 공식 제안했다고 국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김정은이 해군 관련 행보를 반복하는 건 최근 러시아가 북한에 해상합동훈련을 제안함에 따라 그에 참가할 현대적 해군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조만간 김군옥 영웅함을 이용한 SLBM 시험발사를 감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총비서는 이번 진수식 연설에서 미군 항공모함과 전략핵잠수함(SSBN) 등을 견제하기 위해 앞으로도 해군력을 다각적으로 갖춰갈 것임을 예고했다. 김 총비서는 "신형 잠수함들, 특히 핵추진잠수함과 함께 기존의 중형 잠수함들도 발전된 동력체계를 도입하고 전반적인 잠항작전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앞으로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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