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단식·도의원 삭발…‘쇼’만 남은 정치판[현장에서]

이은지 기자 2023. 9. 8. 12: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5년 만에 정권을 다시 내줬을 때, 국회 상임위원회나 국정감사에서 "아직도 여당 같다" "야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많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단식 8일 차인 지난 7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민주당 소속 전북 지역구 의원 6명이 집단 삭발에 나섰다.

전북도의원 14명이 지난 5일 새만금 SOC 예산 복원을 촉구하며 집단 삭발에 나섰고, 뒤이어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5년 만에 정권을 다시 내줬을 때, 국회 상임위원회나 국정감사에서 “아직도 여당 같다” “야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많았다. 대여 공세 전략은 물론 화력도 이전 야당 시절에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였다. 그로부터 1년여가 흐른 지금, 168석의 민주당이 ‘투쟁’에 나선 방식은 다름 아닌 단식과 삭발이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단식 8일 차인 지난 7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민주당 소속 전북 지역구 의원 6명이 집단 삭발에 나섰다. 정부의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방침에 반발해 예산 복원을 촉구하는 목적으로 “전북도민의 자존심을 위해 싸우고 윤석열 정부의 전체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병도 전북도당위원장도 내주 기획재정부 앞에서 삭발을 할 예정이다.

원내뿐 아니라 지역 의회 단위에서도 삭발과 단식이 전염이라도 된 듯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전북도의원 14명이 지난 5일 새만금 SOC 예산 복원을 촉구하며 집단 삭발에 나섰고, 뒤이어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지난 4일에는 민주당 소속 원주시의원이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비판하며 기습 삭발을 해 ‘출석 정지 30일’의 징계를 받았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과 의원들의 삭발이 ‘과격함’만 남고 정작 메시지나 실질적 성과는 없는 ‘쇼’로만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야당의 정치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다.

정치권에서는 시기도 방식도 오버랩되는 장면이 하나 회자되고 있다. 4년 전 이맘때인 2019년 9월 당시 야당이었던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헌정 유린 중단을 외치며 삭발에 나섰다. 지금과 같이 총선을 7개월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 11월에는 청와대 앞 단식 투쟁에 들어갔지만 국민의 시선은 냉랭했다. 그리고 5개월 뒤 총선에서 민주당에 ‘대패’했다.

이은지 정치부 기자 eun@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