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의존하는 韓 흔들기?…"요소 수출 하지마" 中 속내는
중국 정부가 다시 국제사회를 향한 원자재 압박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미일 연합의 핵심 고리인 한국은 물론 쿼드 등 미국과 협의체를 구성한 국가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요소수 수출을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 미칠 여파와 정치적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는 앞선 7일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일부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요소는 디젤차에 매연저감을 위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수의 원료이자 질소비료의 핵심 원료다.
한국은 중국산 요소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소식에 증시에서 관련 종목이 널뛰기 하는 등 벌써 혼란이 야기된다. 2021년에 한 차례 대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벌어진 중국 정부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한국은 요소수 품귀를 겪었다. 당장 화물차 운행이 중단되며 물류가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비료 생산도 뚝 끊겨 비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소비자 물가에도 큰 영향을 줬다. 요소수에 이어 염화칼슘 수입도 막힌다는 설이 돌며 겨울철 제설제 대란 괴담이 돌기도 했다. 요소수 수입통제의 타격이 얼마나 컸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2021년 당시 국내 요소 수요의 71.2%를 중국산에 의존하던 한국은 대란을 거치며 공급선을 다변화 해 지난해 66.5%까지 중국산 점유율을 줄였다. 그러나 품질과 가격 면에서 중국산의 경쟁력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슬금슬금 중국산 비중이 올라가 올 상반기 89.3%까지 치솟았다. 사실상 완전의존이다.
8일 현재 중국 정부는 요소수 수출 통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주중 한국대사관 역시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지만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관련업계는 중국 내 최대 요소생산기업 중눙그룹이 SNS를 통해 "국내 수요 대응을 위해 자발적으로 수출량을 줄이겠다"고 밝힌 점을 들어 중국 정부의 종용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요소 가격은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저우 상품거래소 기준 8월 1일 요소 선물 톤당 가격은 2356위안인데 이는 6월 1600위안선에 비해 크게 오른 금액이다. 중국 내 재고가 줄고 수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7월 중국 요소 수출은 32만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14.7%나 늘었다. 1~7월 누적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52.3% 늘어난 133만톤이 수출됐다. 최근 들어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식량 부족은 중국에게도 해당된다는 점이다. 중국 내에서도 요소비료 수요가 급증하는데, 수출할 여력이 없다는 게 중국 정부의 비공식적 입장이다.
다른 해석도 있다. 중국산 요소 수출 제한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국가는 한국과 인도, 호주, 미얀마다. 미얀마는 차치하더라도 한국과 인도, 호주는 복잡한 미중관계의 한가운데서 외교적으로 미묘하게 얽혀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2021년 요소 수출 제한조치를 했던 당시에도 문제는 호주와의 석탄분쟁에서 촉발했었다. 특히 인도와 호주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일본과 손을 잡고 구성한 군사협력체인 쿼드의 멤버다. 브릭스(BRICS) 내에서도 중국과 불편한 기류인 인도는 쿼드에 뒤늦게 합류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충격을 줬다.
한중관계는 애증이다. 지난달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거치며 한중 관계도 일정 불편한 상황이 됐지만 최근 자카르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리창 중국총리를 따로 만나는 등 냉온탕을 오간다. 기본적으로 한미일 연합의 핵심 고리인 한국을 보는 중국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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