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엘’ 사건 두 달여 만에···프랑스서 검문 불응 10대, 경찰차와 충돌해 뇌사
프랑스에서 경찰 검문을 거부하고 달아나려던 10대 소년이 경찰 차량과 충돌한 뒤 뇌사 상태에 빠졌다. 지난 6월 말 10대 소년 ‘나엘’이 경찰 총격에 사망한 지 두 달여 만에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나엘 사망 뒤 프랑스 전역에선 경찰 폭력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일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40분쯤 프랑스 수도 파리 외곽의 엘랑쿠르 마을에서 경찰 차량과 스쿠터가 충돌해 16세 청소년이 뇌사 상태에 빠졌다.
경찰에 따르면 ‘세파’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스쿠터를 타고 이 일대를 지났고, 이를 발견한 경찰관이 검문을 위해 그를 불러 세우자 이에 불응하고 달아났다.
이에 경찰관이 다른 경찰에 지원을 요청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지원 차량과 세파의 스쿠터가 충돌했다. 세파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엘랑쿠르 지역을 관할하는 베르사유 검찰청은 세파의 검문 불응과 경찰관들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각각 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이 사고가 우발적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파의 가족과 변호인은 경찰이 무리하게 추격전을 벌인 결과라며 경찰관 2명을 고소했다. 사고에 연루된 경찰관 두 명은 전날 구금됐다가 이날 오후 풀려난 상태다.
두 달여 전 경찰 검문에 불응한 10대가 경찰 총격에 사망한 뒤 대규모 시위에 직면했던 경찰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자 긴장하고 있다. 경찰 당국은 엘랑쿠르 지역에 경찰 인력을 추가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잠재적인 불안을 막기 위해 경찰을 추가 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지난 6월27일 교통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북아프리카계 17세 소년 나엘이 경찰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인종 차별과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이어졌다. 특히 시위가 방화와 약탈, 경찰서 공격 등으로 이어지며 극심한 혼란이 일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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