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요"…극단선택 숨진 40대 대전 초등교사 유족 눈물

허진실 기자 2023. 9. 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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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전 서구의 한 장례식장.

이곳에는 전날 극단선택으로 숨진 40대 초등학교 교사 A씨의 빈소가 차려졌다.

이곳에서 만난 A씨의 남편 B씨는 고인이 생전에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고소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고 털어놨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일 대전 유성구에 있는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퇴근한 남편에 의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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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아동학대 소송 무혐의 처분…"법률 지원 없어"
"바뀌는 게 없을 것 같아"…서이초 교사 집회 참가 후 좌절하기도
8일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전날 극단선택으로 숨진 40대 교사의 빈소가 차려졌다. 2023.9.4. /뉴스1 ⓒNews1 허진실 기자

(대전=뉴스1) 허진실 기자 =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아내가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말을 하곤 했어요”

8일 대전 서구의 한 장례식장. 이곳에는 전날 극단선택으로 숨진 40대 초등학교 교사 A씨의 빈소가 차려졌다.

이곳에서 만난 A씨의 남편 B씨는 고인이 생전에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고소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고 털어놨다.

B씨는 “아내가 2019년 1학년 담임을 한 뒤부터 ‘학생 지도가 어렵다’는 말을 자주 했다”며 “20년 가까이 교직에 있는 동안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의 반에 유독 말썽을 부리는 학생과 민원을 넣는 학부모가 여러 명 있다고 들었다”며 “학부모와 같은 동네에 살면서 마주치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두려워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아동학대 혐의로 학부모에게 고소당하면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한다.

B씨는 “고소 이유가 정서적 아동학대였다”며 “기록을 살펴보니 ‘점심시간에 다른 학생을 때리는 아이를 제지하고 지도하는 과정에서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며 기막혀 했다.

또 “소송을 당하면 당연히 교사를 보호할 시스템(체계)이 있을 줄 알았지만 학교, 교육청 어느 곳도 도와주지 않았다”며 “1년간 직접 변호사를 찾는 등 개인적으로 대응했고 도와준 건 동료 선생님들뿐이었다”고 강조했다.

B씨는 아내가 최근 서울 서이초 선생님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당시의 고통이 살아나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B씨는 “아동학대가 무혐의 처분을 받고 학교도 옮기면서 상태가 계속 좋아지고 있었다”며 “그러다 얼마 전 서울 서이초 선생님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굉장히 슬퍼하고 분노했었다”고 했다.

이어 “아내가 서울에서 열리는 교사 집회에도 거의 대부분 참석했고 지난 4일 열린 ‘공교육 멈춤의 날’에도 병가를 냈다”며 “집회에 다니며 뭔가 해소되는 느낌을 받는 것 같으면서도 ‘바뀌는 게 없는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일 대전 유성구에 있는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퇴근한 남편에 의해 발견됐다.

이후 의식이 없는 상태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으나 7일 오후 6시께 끝내 숨졌다.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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