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조 감소' 현실화되나…현대차 노조 부분파업 예고
현대자동차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상 난항을 겪자 오는 13일부터 이틀 동안 4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지난 2018년 이후 5년 만에 파업하게 된다.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4조가 넘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7일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오는 13일과 14일 이틀간 전조합원 4시간 부분파업을 실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노조는 사측이 오는 12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임금성 추가제시와 함께 핵심 쟁점인 정년연장과 비정규직 차별철폐, 해고자 복직 등에 대한 제시안을 지켜본 뒤 파업 강행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노조 대의원은 당장 이날부터 철야 농성에 들어간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의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에 맞춰 만 64세로 연장, 전기차 신공장 관련 인력 운영방안 마련, 주거지원금 재원 증액, 직원 할인차종 확대, 명절 귀향비 및 하계 휴가비 인상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노사는 지난 6월 13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전날까지 21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1차 교섭에서 기본급 10만6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350%+850만원 지급 등을 담은 2차 제시안을 냈으나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5일 사측 첫 제시안은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성과급300%+750만원 지급 등을 담은 내용이었다.
사측은 2차례 임금성 제시안을 냈지만, 노측에서는 정년연장 내용이 없는 등 만족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차 임금성 제시에 대해서도 "조합원 동의가 안되는 수준"이라며 "추가 제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만 64세 정년연장 △그룹사 차별해소 △저출산대책 △신규채용 등 핵심요구안에 대한 안을 내놓으라고 요청했다.
노조는 이틀간의 부분 파업에도 사측이 만족할만한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오는 14일 다시 중앙쟁대위를 열고 추가 파업을 확정할 방침이다. 노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단체교섭을 4년 연속 무분규로 타결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2018년 이후 이어온 무분규 타결이 5년 만에 깨지게 된다.
현대차 그룹사도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차 노조에 소속돼 있는 현대모비스 노조(모비스위원회) 쟁대위는 이날 새벽 쟁대위 회의를 연 뒤 "이날 16차 교섭에서 사측의 일괄 제시가 없을시는 현대차지부 중앙쟁대위 지침에 따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13일 1시간, 14일 7시간 부분 파업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기아는 이날 전체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했다.
파업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생산 차질을 빚을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7월 말 기준 현대차 국내 재고는 약 15일, 해외 재고는 약 40일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한달 기준으로 평균 생산량의 10% 이내면 협상 타결 후 잔업과 특근 등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보다 파업이 길어질 경우 생산 공장 가동에 타격은 불가피하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임단협이 아닌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하루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는데 당시 2000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앞서 현대모비스의 생산 자회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가 지난 5~6일 하루 8시간씩 파업을 벌였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생산 라인이 순차적으로 멈췄고 6000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3개 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하며 실적을 이끌어온 현대차의 판매량과 신차효과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나온다. 지난 14일 출시한 신형 싼타페의 사전 계약이 6만대 가까이 몰렸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KB증권은 11만6000대의 손실이 발생해 매출은 4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약 1조원 줄어들 것으로 봤다. 2018년 노조의 총파업 당시에는 4일간의 부분파업으로 인해 1만1000대의 생산차질과 2750억원의 손실을 봤다.
파업 돌입 시점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실제 파업 전 잠정합의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추석연휴 전 타결을 위해 이번 주부터 주 3회 집중 교섭을 해왔다"며 "추석 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 장기화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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