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G20 동반 쇠락[오후여담]

2023. 9. 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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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주도로 시작된 정상회의다.

당시 미국은 기존의 주요 7개국(G7) 체제로는 위기 수습이 어렵다고 판단, 한국 및 중국 등 12개 신흥 경제국과 유럽연합(EU)을 추가해 G20 정상회의를 출범시킨 뒤 그해 11월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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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주도로 시작된 정상회의다. 당시 미국은 기존의 주요 7개국(G7) 체제로는 위기 수습이 어렵다고 판단, 한국 및 중국 등 12개 신흥 경제국과 유럽연합(EU)을 추가해 G20 정상회의를 출범시킨 뒤 그해 11월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개최했다. G20 정상회의 출범은 중국의 G2 부상 기류와 맞물리면서 그 자체로 욱일승천하는 중국 파워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중국은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미국 파워의 쇠퇴 신호탄으로 해석하면서 ‘숨어서 실력을 기른다’는 덩샤오핑(鄧小平)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을 폐기했다. 중국이 2010년 세계 경제규모 2위 국이 되자, 골드만삭스 등은 중국이 2026년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장밋빛 보고서를 냈다. 이런 낙관론 속에서 2012년 중국공산당 최고지도자가 된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대국굴기(大國굴起)와 중국몽을 내세우며,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바꾸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시 주석 3기 출범 후 대형 부동산 개발 회사 헝다(恒大·에버그란데) 등이 연쇄 파산 위기에 빠지자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모먼트”란 평이 나온다. 지난해 인구가 감소로 돌아서는 데드크로스를 맞은 뒤 ‘중국 피크’론이 제기된 와중에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위기가 거론되는 것은 심상치 않다. 미 금융회사의 파산에 샴페인을 터뜨렸던 나라가 이제 똑같은 위기에 빠져드는 셈이다.

시 주석은 9∼10일 인도 뉴델리 G20 정상회의에 불참한다. 리창(李强) 총리가 대신 참석하는데 정상회의 후 발표될 공동성명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가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원국을 5개국에서 11개국으로 늘리는 데 합의했다. 그런 그가 G20 정상회의에서 발을 빼는 것은 미국의 들러리가 되기보다는 반미(反美) 성향의 브릭스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그 이면엔 G20과 함께 떴던 중국 파워가 추락 중이라는 불편한 현실이 있다. 시 주석의 과도한 패권주의로 중국몽이 파산 위기에 처하며 G20 체제의 유용성도 사라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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