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이전’ 문래동 기계금속단지…최적 장소 선정에 전국 지자체 ‘경쟁 입찰’ 추진

김보미 기자 2023. 9. 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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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집적지. 영등포구 제공

1279개 공장의 ‘통이전’이 검토 중인 문래동 기계금속단지 이전 후보지 선정에 전국 지자체 대상 경쟁입찰이 추진된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지난 7일 서울시 출입기자 프레스투어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영등포구 문래동에는 1~4가에 걸쳐 약 1300개 공장에 기계금속 장인들이 모여 있다. 금형부터 주조, 소성가공, 용접, 열처리, 표면처리 등까지 산업 생태계가 형성된 공간이다. 문제는 90% 이상이 임차공장으로 최근 임대료 상승에 따라 원가 압박이 커졌다는 데 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가장 비중이 큰 66㎡(20평) 안팎의 공장 임대료가 월 100만~150만원까지 높아졌다”며 “수익률이 큰 음식점 등으로 전환을 원하는 임대인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차 비용 상승을 견디지 못해 일부 공정이 서울 외곽으로 이전하거나 폐업하면서 문래동 내에서 이뤄지지 못하는 공정이 생기자 생산 단가도 높아졌다. 경기 등지에 중간 공정이 가능한 곳에 재료를 싣고 갔다 와야 하다 보니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이다.

최 구청장은 “비싼 땅값에 현재 위치에서는 공장 확장도 불가능해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통이전’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4가 기계금속 공장 등을 배경으로 지역 개발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영등포구 제공

영등포구는 지난 4월 착수한 ‘문래동 기계금속 집적지 이전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연말 완료되면 이전 후보지 환경분석, 전문가 자문 등 종합 검토를 거쳐 최적의 대체 장소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때 기존 산업단지가 있거나 유휴공간이 확보돼 문래동 공장들을 유치하려는 지자체 간에는 경쟁입찰을 붙여 인센티브를 최대한 얻어내겠다는 것이 최 구청장의 구상이다.

그는 “이전에 따른 효과는 인구 증가와 산업단지 분양, 지역 내 상가·병원 등 활성화, 공장 주소 이전에 따른 지방세 증가 등으로 상당하다”며 “어떤 인센티브를 제시하는지 따져 후보지를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등포구는 장인들의 기술이 집적된 기계금속 산업이 ‘뿌리제조업’으로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중소기업벤처부와 협력해 이전 예산이나 부지 분양 시 소상공인 저리 융자 등 지원도 추진할 방침이다.

공장들이 이전을 마치면 현재 문래동 단지에는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로봇 등 4차산업 일자리와 주거·녹지 등이 복합된 직주근접의 첨단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최 구청장은 “문래동4가는 지난 4월 재개발 조합설립인가가 났다”며 “토지주 역시 개발에 따른 이익은 어떤 식으로든 공공기여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최 구청장은 기계금속단지 이전과 함께 경부선 철도 지하화,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과 문래동 영등포예술의 전당 건립 등을 통해 ‘젊은 영등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영등포가 일자리·주거·문화·녹지가 어우러진 미래형 도시로 전환을 위한 씨를 뿌리는 노력이 중요하다”라며 “서울의 3대 도심에 걸맞은 지역이 될 수 있게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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