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무색무취 전술… 이기는 법 잊은 클린스만

허종호 기자 2023. 9. 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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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가 또 승리를 놓쳤다.

지난 2월 출항 이후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 마치 이기는 법을 잊어버린 듯 6개월이 넘도록 변함없는 '무색무취' 전술로 팬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이후 5경기에서 3무 2패를 작성, 역대 외국인 사령탑 중 '데뷔 이후 최다 무승'의 오명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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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일스와 평가전 0-0
주전 총동원 불구 답답한 경기
슈팅 4개중 유효는 고작 1개뿐
조직력 보다는 손흥민만 의존
지휘봉 잡은뒤 5경기서 3무2패
클린스만 “세대교체중” 동문서답
부임 6개월간 국내엔 70일 논란
캡틴의 고군분투 축구대표팀의 손흥민(가운데)이 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 평가전에서 수비수와 몸싸움을 벌이며 공을 지켜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클린스만호가 또 승리를 놓쳤다. 지난 2월 출항 이후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 마치 이기는 법을 잊어버린 듯 6개월이 넘도록 변함없는 ‘무색무취’ 전술로 팬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웨일스는 35위며 이번에 처음 대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이후 5경기에서 3무 2패를 작성, 역대 외국인 사령탑 중 ‘데뷔 이후 최다 무승’의 오명을 이어갔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13일 잉글랜드 뉴캐슬어폰타인에서 FIFA 랭킹 54위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다시 첫 승을 노린다.

클린스만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조규성(미트윌란) 등 지난 주말 뛰어난 경기력을 뽐낸 선수들을 모두 가동했으나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3골, 황희찬은 1골, 조규성은 1어시스트를 챙기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시차 문제가 없음에도 경기력은 저조했다. 한국은 슈팅에서 4-11개, 유효슈팅에서 1-4개로 웨일스에 완벽하게 밀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공격 축구’를 강조했다. 그러나 결과는 딴판이다. 5경기에서 4득점과 6실점으로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데뷔전이었던 콜롬비아전에서 2골을 넣은 것이 유일한 멀티 득점 경기다. 조직력보다 ‘에이스’ 손흥민에게 의존하는 경향도 강하다. 손흥민은 웨일스전에서도 슈팅 4개 중 3개를 책임졌다. 유효 슈팅 1개 역시 손흥민의 발에서 나왔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계획된 공격을 펼친 것이 아니라 손흥민만 외롭게 뛴 셈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된 무색무취 전술은 또 반복됐다. 공격 축구를 지향한다지만 어떤 방식, 어떤 전술인지 여전히 물음표가 나왔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은 ‘후방 빌드업(공격전개)’이라는 틀을 마련한 뒤 문제점을 확인,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대표팀은 경기마다 백패스와 횡패스로 비효율적인 공격을 되풀이하고 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축구를 원하는지 파악해야 ‘이것이 안 된다’고 비판을 할 수 있는데, 지금은 평가조차 하기 힘들다”며 “그가 추구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전술적인 색채와 콘셉트가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공격축구를 좋아한다고 했으나,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전술적인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시간이 부족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면서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특히 부임 이후 6개월여 동안 국내 체류 기간이 70일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재택근무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 직후 클린스만 감독은 ‘축구 색깔’에 관한 질문에, 최근의 비판과 우려에 아랑곳없이 동문서답했다. 그는 “지금은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과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대비해서 선수들을 점검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세대교체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장 손흥민은 클린스만 감독을 지지했다. 손흥민은 “(재택근무 논란에 대해) 대표팀에 오래 몸담은 사람으로서 팬들 입장도 이해가 된다”면서도 “감독님이 유럽축구연맹(UEFA) 행사 참석 등 여러 방면으로 활동을 많이 하신다. 어떻게 현대 축구를 한국 축구에 잘 입힐 수 있을지, 공부를 많이 하고 계실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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