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결심한 스트라스버그, 은퇴 못하나···“잔여연봉 1400억 지급 약속한 구단이 변심”
‘먹튀’ 불명예를 쓰고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기로 한 강속구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5·워싱턴)의 은퇴 기자회견이 취소됐다. 어마어마한 금액의 잔여 연봉 지급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스트라스버그의 은퇴 소식은 지난 8월말 미국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부상으로 최근 4년 간 거의 던지지 못한 스트라스버그가 현역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고 곧 구단이 마련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를 공식화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기자회견이 10일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취소됐다고 ‘USA투데이’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8일 전했다.
USA투데이는 “스트라스버그가 계약 내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은퇴하기로 구단과 합의했지만 워싱턴 구단이 아무런 설명 없이 입장을 바꿨다”고 은퇴 기자회견 취소 사유를 전했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강속구 투수로 2019년 정규시즌에서 18승(6패)을 거두고 월드시리즈에서 2승을 올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던 스트라스버그는 그해 시즌을 마치고 워싱턴과 7년 2억4500만 달러(약 3268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했다. 그러나 이후 잇달아 각종 부상에 시달려 올해까지 4년 동안 8경기 31.1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올해는 아예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자 선수는 은퇴하기로 했고 애초에 구단도 이를 받아들이며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해주기로 했다. 이 계약은 올해를 제외하고도 3년이 더 남아있다. 총연봉만 1억500만 달러(약 1400억원)를 더 지급해야 하는데 애초에 이를 모두 지급해주겠다던 구단이 마음을 바꾸면서 스트라스버그의 공식 은퇴가 미뤄진 것이다.
‘USA투데이’는 구단이 선수측에 특별한 설명없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구단의 긴축 경영 기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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