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지도는 공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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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을 떠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동차나 휴대폰의 내비게이션이나 지도 앱(App)을 켜는 일이다.
각 지방의 지리적, 사회적 환경을 축약해 그림 형식으로 표현한 지도를 보면 여행지에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혹은 여행지까지 갈 수 있는 고속도로가 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설혜심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그의 저서 '지도 만드는 사람'을 통해 지도에 대한 통념을 산산조각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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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을 떠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동차나 휴대폰의 내비게이션이나 지도 앱(App)을 켜는 일이다. 각 지방의 지리적, 사회적 환경을 축약해 그림 형식으로 표현한 지도를 보면 여행지에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혹은 여행지까지 갈 수 있는 고속도로가 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연 지도는 주변 환경을 그대로 보여주기만 할까.
설혜심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그의 저서 ‘지도 만드는 사람’을 통해 지도에 대한 통념을 산산조각 낸다. 지도는 만들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공간에 대한 가정, 주제의 선택, 표기할 것과 표기하지 않을 것에 대한 선별을 동반하기에 실제의 공간을 왜곡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16세기 이후 영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도가 유럽의 영토적 통제를 구성해 온 권력의 도구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헨리 8세가 왕비 캐서린과의 이혼문제로 영국과 합스부르크 왕국의 동맹이 깨지며 유럽 대륙으로부터 고립되자 가장 먼저 지시한 것이 바로 지도 제작이었다. 워낙 그 수가 많다 보니 ‘지도 제작 혁명’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엘리자베스 1세는 지도를 보다 적극으로 활용한 인물이다. ‘영국 지도 제작의 아버지’라 불리는 크리스토퍼 색스턴에게 최초의 영국 전도인 ‘대 아틀라스’를 제작하라고 지시한다. 엘리자베스 1세는 당시의 첨단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천연색 인쇄술을 동원해 국민들에게 화려하게 인쇄된 지도를 영국의 모습이라고 주입시켰고, 이는 영국에 대한 국민적 자긍심으로 연결됐다. 지도마다 왕실 문장을 커다랗게 그려넣도록 해 아름다운 영국의 통치자는 왕실이며, 국민들의 국토에 대한 자긍심이 왕실에 대한 충성심으로 연결되도록 했다.
유럽인들이 대항해를 시작하며 세계지도가 등장할 때는 지도가 식민 지배의 정당성을 대변하기도 했다. 버지니아 식민지 총독을 지낸 존 스미스는 17세기 북아메리카 지도를 제작하면서 지도 왼편에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게 했다. 식민 사업에 참여한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라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저자는 “그전까지만 해도 인종 간 구분이 모호했지만, 지도를 통해 인종을 시각화하면서 인종간 구분을 명확한 사실로 받아들이는 효과를 불러왔다”며 “지도가 현실의 축약판에 그치지 않고, 반대로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 것”이라고 적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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