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PPI〈생산자물가지수〉, 박스피 탈출 동력 될 것”
전문가, PPI 전년대비 변화율 주시
“한국 수출지표와 연관 흐름 강해”
블룸버그, 中CPI 플러스 전환 전망
연말까지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증시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 경제가 ‘박스피(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코스피)’ 탈출의 동력을 제공할 것이란 분석이 나와 관심이 집중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4개 증권사(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가 제시한 9월 코스피 밴드는 2450~2680포인트다.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2563.34포인트)를 고려하면 아래로 -4.42%, 위로 4.55%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셈이다. 결국 ‘혼조세’를 연출할 것이란 표현이 적절한 상황이다.
이런 예측에 작은 균열을 일으켜 코스피 지수가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사안이 9일로 예정된 중국 물가지수 결과란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되돌림 국면 속에 코스피 반등세가 나타났지만, 그 이상 지수가 레벨업하기 위해선 추가 동력이 필요하다”며 “중국 물가지표 결과에 따라 코스피가 2570선을 돌파할지, 아니면 전후에서 안착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지표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전년대비 변화율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PPI 전년대비 변화율과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률 간의 상관계수가 0.77로 매우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PPI 수치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때 코스피 상장 종목들이 미래 이익 전망이 좋아진다는 뜻으로, 그만큼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외 분석가들은 지난 7월까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는 중국 PPI 전년대비 변화율이 8월 수치에서도 ‘마이너스’ 구간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지난 6월 기록했던 -5.4%를 ‘바닥’으로 7월 -4.4%로 반등했던 동력이 8월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중국 PPI 전년대비 변화율 예상치로 -2.8%를 제시했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PPI 지표는 한국의 수출 지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경향도 강하다.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는 해도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 중국 제조업 경기 회복이 국내 기업의 수익 개선과 직결된다는 의미”라면서 “국내 증시의 경우 수출 기업의 비중이 높은 만큼 수출 지표 개선은 각 기업의 수익률 상향으로 이어지며 주가 밸류에이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중국 PPI와 함께 발표하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대비 변화율도 국내 증시 상황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지표다. 중국 경제에 드리운 ‘D(Deflation·디플레이션, 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의 공포’를 지울 수 있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엔 중국 CPI가 -0.3%를 기록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PPI·CPI 전년대비 변화율이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분석가들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8월 중국 CPI 전년대비 변화율 예상치로 0.2%를 제시, ‘플러스(+)’ 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경민 팀장은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강해질수록 (코스피 지수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된다는 신호가 보일 경우 위안화 약세가 진정되고, 증시가 반등함에 따라 코스피 지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중국 물가지수가 중국 경기와 경제 주체들의 투자 심리가 부동산발(發) 위기를 딛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시그널을 줄 경우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사실상 상실된 상태로 지지부진했던 코스피엔 단비와 같은 소식”이라면서도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양대 산맥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움직임 등 변수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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