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돈 벌래?" 동료 교직원들 속여 34억 뜯은 부부…여행·도박에 '펑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료 교직원 등에게서 34억여원을 뜯어내 도박, 해외여행 등으로 탕진한 40대 부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8일 뉴스1·뉴시스에 따르면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종길)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전 고등학교 교육공무직 A씨(여·42)와 전 기간제교사 B씨(44)에게 각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부부 사이인 피고인들은 2018년 1월~2021년 6월 A씨의 동료 교직원 등 6명에게 "남편이 운영하는 부동산 사업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34억8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피고인 B씨는 2018년 7월~2020년 10월 총 22억5000만원 상당을 걸고 인터넷 도박(파워볼)을 한 혐의(상습도박)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부부는 명품으로 치장하고 외제 차를 몰면서 동료들에게 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가로챈 돈을 인터넷 도박, 코인 구입, 자녀 영어유치원 등록금 등으로 사용할 생각이었으며, B씨는 부동산 사업을 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B씨는 동료 교직원인 다수의 피해자를 속여 고리의 사채까지 쓰게 하며, 피해자들로부터 수천만~수억원을 송금받아 해외여행 등 호화생활을 하고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급여를 압류당하거나 거액의 대출 이자를 부담하는 등 경제적 파탄 상태에 빠져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은) 필리핀 등 해외여행을 다니고 자녀들은 영어유치원, 사립학교 등을 보내며 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모든 것을 남편 탓으로 돌리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두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점 등을 앞세워 진지한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고 오히려 집행유예 받을 것이라며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한 점, B씨는 장기간 도박을 한 점 등을 종합했다"며 지적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