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시진핑 빠진’ G20 정상회의 내일 개막…공동선언 나올까?
[앵커]
이번 주말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인도에서 열립니다.
길어지는 전쟁과 기후 위기까지 국제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는 쌓여 있는데, 이 나라 정상이 올해는 빠지겠다고 하면서 잡음부터 나옵니다.
올해 G20 정상회의, 지구촌 돋보기에서 미리 들여다보겠습니다.
올해 회의 주요 의제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G20 정상회의가 현지시각 내일과 모레 이틀 동안 인도 뉴델리에서 열립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등 19개 주요국과 유럽연합 정상이 매년 모여 세계 경제의 화두를 나누고 정책을 조정하는 자리인데요.
올해는 길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변화, 저소득 국가들의 부채 위기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거로 보입니다.
회의 결과 특정 합의를 이끌어내면 공동 선언문도 채택하는데요.
문제는 어렵게 선언문을 내놔도 말 그대로 선언에 그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기후 위기의 경우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잖아요?
2021년 G20 회의에서도 "의미 있고 효과적인 행동으로 지구온난화를 제한하겠다"는 합의문을 내놨지만, 이듬해인 2022년, 전 세계 석탄 화력 발전량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거로 국제에너지기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전쟁이 터지면서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죠.
물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금융 시스템 개선에 성공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많은 G20 선언들은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고 뉴욕타임스는 짚었습니다.
[앵커]
다 같이 급한 문제를 푸는 데만 집중해도 모자란데, 올해는 시작부터 누가 오냐 안 오냐로 더 신경이 쓰이잖아요?
[기자]
올해 G20 회의에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빠지고 대신 리창 국무총리가 참석합니다.
시 주석이 G20 회의에 빠지는 건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입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인도 정부의 초청장에 응해, 리창 국무총리가 9일과 10일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18차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사실 시 주석은 최근 잇따라 주요 국제 회의에 빠지고 있는데요.
지난 5일 시작돼 오늘 끝나는 아세안 정상회의에도 리 총리가 시 주석 대신 참석했죠.
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과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다시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국제법을 존중해야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며, 리 총리 면전에서 중국을 향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조코 위도도/인도네시아 대통령 : "우리는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모든 당사자가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앵커]
시 주석이 이런 민망한 상황을 피하려고 국제 행사에 계속 빠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죠?
[기자]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에 대한 비판과 영유권을 두고 개최국 인도와 중국의 마찰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G20 회의 불참을 결정했다"고 짚었습니다.
여러모로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굳이 정면돌파 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여기에 시 주석의 든든한 우군,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번 G20 회의에 오지 않는데, 푸틴 대통령에게는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입니다.
[수브라마니암 자이산카르/인도 외무장관 : "그들이 불참하는 건 인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최근 중국 경제가 부동산 경기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니까, 국내 위기 관리에 집중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문제는 시 주석 대신 G20 회의에 참석하는 리 총리에게 어디까지 권한이 주어졌을지 알 수 없다는 건데요.
블룸버그는 "올해 G20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이 나올 수 있을지 확언하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지난해 회의에서도 오랜 시간 논쟁 끝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는데, 이는 당시 시 주석이 부분적으로 타협한 덕분"이라는 겁니다.
[앵커]
주요 국가들끼리 경쟁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마주 앉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네요.
[기자]
시 주석이 G20에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쉽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시 주석과 만나게 될 거"라고 희망 섞인 말을 했는데, 전해지는 분위기로 봐선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다음 기회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인데요.
이 회의에는 시 주석이 모습을 드러낼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최근 SNS에 "시 주석의 참석을 원한다면 미국은 충분한 성의를 보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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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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