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발 그만 뛰세요'...'발 야구'에 정신이 혼미해진 안방마님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틈만 나면 뛰었다. KT 배터리는 LG가 뛸지 알면서도 막을 수 없었고 장성우 포수는 인상을 찌푸리며 힘들어했다.
LG는 7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3차전에서 뛰는 야구로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무너뜨렸다. LG는 나가기만 하면 뛰었고 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2회초 2사 후 오지환이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비디오판독 끝에 아웃됐다. 하지만 LG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3회초 1사 3루서 박해민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KT 배터리는 이 도루의 성공이 LG 육상부의 시작을 알리는 도루였다는 걸 몰랐다.
4회초는 LG 발야구의 하이라이트였다. 시작은 문보경이었다. 1사 후 안타를 치고 출루한 문보경이 거침없이 2루를 훔쳤고 이어진 1사 1.2루 찬스에서 오지환은 기습적으로 3루를 훔쳤다. 여기서 1루 땅볼로 출루한 문성주까지 2루를 훔치며, 한 이닝에 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문성주의 도루는 원심이 아웃이었다. 하지만 LG의 비디오판독 요청으로 세이프가 되었다. 장성우 포수는 타석에 있던 박해민과 비디오판독을 함께 지켜보며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지었고, 동갑내기 박해민에게 '이제 그만 뛰어'라며 푸념하기도 했다. 4회말 안타를 친 뒤 대주자와 교체된 박병호도 더그아웃에서 LG의 발야구를 지켜보며 놀라워하는 모습이었다.
LG의 뛰는 야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6회초 오지환의 투런홈런 이후 내야안타로 출루한 문성주가 또다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9회초에는 김현수까지 도루에 성공하며 LG는 이날 무려 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날 경기에서 LG는 14안타를 터트리며 11점을 뽑아냈다. 그런데 KT는 12안타를 치고도 4점에 그쳤다. 사사구도 각각 5개, 3개로 비슷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LG의 도루가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LG는 뛰는 야구로 리그 최강 투수 중 한 명인 고영표를 6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뜨렸다. 고영표가 6실점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편 LG는 2위 KT와 주중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 짓고 6.5게임 차로 간격을 벌렸다. 이제 정규시즌은 29경기가 남았다. 2위와의 맞대결에서 위닝시리즈를 한 LG는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LG의 뛰는 야구에 당황한 KT 장성우 포수 / 수원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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