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상수지 3개월 연속 흑자...하반기 국제유가 ‘변수’ (종합)

이인아 기자 2023. 9. 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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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수출 증가로 ‘상저하고’ 경기 전망 기대
국제유가 급등으로 경상수지 악화 우려

올해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3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3개월 연속 흑자다. 하반기 시작인 7월부터 경상수지가 흑자로 나오면서 정부의 ‘상저하고’(경기가 상반기에는 부진했지만,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 전망에 다소 힘이 실렸다. 다만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경상수지 악화 우려도 뒤따른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소정 국제수지팀 과장(왼쪽부터), 이동원 금융통계부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7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3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적자를 기록한 후 3개월 연속 흑자다.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우리나라 경기가 상반기 둔화했다가 하반기 회복하는 ‘상저하고’ 모습을 예상한다”며 “4분기 수출이 늘어나면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가 오르는 점을 하반기 경상수지 우려 요인으로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유류 수입액이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도 위협받는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7월 80달러, 8월 86달러로 가파르게 오르다가 이달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7월 경상수지 흑자 배경에도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수입 감소가 자리잡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6월 배럴당 115달러까지 올랐다가 올해 7월에는 70달러 선까지 내려온 덕이다.

이동원 금융통계부장은 “국제유가는 우리 경제에 여러 방면으로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하반기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분명 경상수지 흑자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경상수지 흑자 폭도 1년 전과 비교해 두 배 넘게 뛰었다. 지난해 7월(-5억2000만달러)에는 상품수지가 적자였는데,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간 격차를 의미하며,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비중이 가장 크다.

올해 7월 상품수지는 42억8000만달러로,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입이 더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의 격차를 의미한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면서 상품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

7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한 504억3000만달러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승용차가 호조를 지속했다. 그러나 석유제품, 반도체, 화공품 등을 중심으로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동남아 등 대부분 지역으로 수출이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22.7% 줄어든 461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모두 줄어 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원자재, 자본재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5.7%, 12.5% 줄었다. 소비재는 12.1% 감소했다.

상품수지는 재화의 수출입 격차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무역수지와 비슷하다. 집계 방식이 달라 결과적으로 액수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무역수지와 상품수지는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최근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면서 무역수지도 상품수지와 비슷하게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여행·운송·지적재산권 사용료 등의 거래를 포괄한 서비스수지는 25억3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적자 폭을 줄인 수준이다. 휴가철을 맞이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여행(-14억3000만달러)을 중심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연구·개발, 전문·경영 컨설팅, 건축·엔지니어링 서비스 등을 포함하는 기타사업 서비스에서도 10억1000만달러 적자가 나타났다.

운송수지는 9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2000만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흑자 폭이 약간 늘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29억2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6월 본원소득수지(48억5000만달러)와 비교하면 19억3000만달러 줄었다. 이 가운데 배당소득수지는 2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11억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폭은 1년 전(-3억4000만달러)과 비교해 7억6000만달러 축소됐다. 이전소득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대가 없이 주고받은 무상원조, 증여성 송금 등의 차이를 의미한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37억2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4억2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16어5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9억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26억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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