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머리칼 그대로…페루 도심서 1천년 전 미라 발굴

5일(현지시각) 페루 리마의 우아카 푸클라나 유적지에서 발굴된 미라와 그릇. AFP 연합뉴스

페루 수도인 리마 한복판에서 1000여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미라가 발굴됐다.

페루 현지 매체와 로이터 등은 7일(현지시각) 최근 페루 문화부가 수도 리마의 번화가인 미라플로레스의 우아카 푸클라나 유적지에서 도자기 그릇·직물 등과 함께 묻혀있던 사람의 미라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발견된 미라의 유골을 보면, 다리를 상체까지 끌어당긴 채 앉아있는 자세로 보였다. 얼굴 턱뼈도 비교적 온전한 데다 특히 갈색 머리카락이 가발을 쓴 것처럼 풍성한 상태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미라의 성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5일(현지시각) 페루 리마의 우아카 푸클라나 유적지에서 발굴된 미라와 그릇. AFP 연합뉴스

발굴 책임자인 고고학자 미레야 가노사는 로이터에 “미라는 잉카인들이 이 지역에 정착하기 전 문명을 발전시켰던 이치마 시대인 1000년 전에 살았던 사람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고고학자들은 이치마인들이 이 지역을 묘지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번 발견으로 이치마 문명에 대한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지난 6월 페루의 고고학자들이 리마에서 3000년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를 발굴했다. 로이터 누리집 영상 갈무리

인구 800만명인 리마에 있는 우아카 푸클라나는 서기 500년께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 피라미드 유적지다. 도심이 개발되며 고급 주택가가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리마 안팎에는 400여개의 고대 유적이 있다. 지난 6월에도 고고학자들이 리마에서 3000년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를 발굴하기도 했다. 페루 정부와 고고학자들은 1980년대부터 유적 조사와 보존 작업을 진행 중인데 오랜 시간 방치된 탓에 일부 유적들은 훼손된 상태로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5일(현지시각) 1000여년 전 살았던 사람의 미라가 발견된 페루 수도 리마 미라플로레스 주택가 옆에 있는 우아카 푸클라나 유적지의 모습. AFP 연합뉴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